김종인 부산 표심 얻기 난항…가덕도 엇박자, 친일 시비까지

기사등록 2021/02/02 17:57:50

이낙연은 김경수 동원해 민심 공략…주호영은 "입장 없다"

'한일 해저터널' 자충수 비판도…與 "친일 의제" "이적행위"

후보들 쓴소리…"가덕도에 천막 치는 심정으로 진심 보여야"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6명 등과 함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2021.02.0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서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산 민심 얻기 행보가 순조롭지 않다. 여당보다 10여일 늦게 발표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지지는 대구·경북(TK)지역 의원들의 견제를 받고 있고, 지난 1일 부산 가덕도에서 제안한 '한일 해저터널' 추진도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1일 부산 가덕도를 찾아 신공항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에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만나 가덕도 신공항과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이 부산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한동안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두고 자중지란이 일어났다. PK·TK 지역 의원들 간 의견차가 정리되지 않은데다 지도부도 미적지근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약속한 지난달 21일 "가덕도 신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고 해 가덕도 폄훼 논란을 샀다. 부산 사상구에 지역구를 둔 장제원 의원은 "비대위원장 한 마디 한 마디가 보궐선거에 재를 뿌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뒤늦게 지난 1일 부산 가덕도를 찾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원내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지역구를 둔 주호영 원내대표는 "나는 입장이 없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고 김상훈(대구 서구), 강대식(대구 동구을) 의원은 입장문을 내 "국가백년대계인 공항건설계획은 표 계산에 의한 선거용으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의 '뉴부산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도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당이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6명 등과 함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2.01. yulnetphoto@newsis.com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한마디로 친일적인 의제"라며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잘못된 주장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우리의 수익이 5라면 일본이 얻는 수익은 500 이상이다. 이거야말로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일부 당 후보들은 지도부를 향해 "국민의힘이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 "신공항은 정치 문제로 접근하면 실패한다" 등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박민식 후보는 지난 1일 김 위원장과의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이 일회성 행사가 되어선 안 된다. 부산 가덕도 앞바다에 천막을 쳐야 한다. 그런 심정으로 부산 시민과 당원 심장 속으로 국민의힘이 빠져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후보는 "신공항은 정치 문제로 접근하면 실패한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가덕도 공항을 더 강력하게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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