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MLB 명예의 전당 85년 역사…333명만의 특권

기사등록 2021/02/02 05:00:00

MLB 10년 이상 활약해야 투표 자격 부여

역대 만장일치 입회자 1명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

아시아선수 아직 없어…현재까지 333명 입회

[뉴욕=AP/뉴시스]1939년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 참석한 전설들. 아랫줄 왼쪽 두 번째가 베이브 루스. 1939.06.12.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메이저리그(MLB)는 세계 각지에서 난다긴다하는 야구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특별한 이들 중 더 특별한 이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있다. 바로 명예의 전당이다.

1936년 설립된 명예의 전당은 지금까지 총 333명에게 전설이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지금도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 선수들이 영광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936년 설립 현재까지 333명 입회…최소 10년이상 활동해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명예의 전당은 최고 중 최고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만큼 입성 조건이 까다롭다.

모든 은퇴 선수들이 대상에 올랐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10년 이상 MLB에 활약한 선수 중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별도 구성한 위원회에서 총 6명 중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만 피선거권을 얻을 수 있다.

위원회의 추천을 받는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다.

헌액자는 10년 이상 취재한 BBWAA 소속 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여러차례 손질을 거쳐 득표율 75%를 넘겨야한다는 지금의 조건이 탄생했다. 10년이 지나도록 입성에 실패하거나 득표율이 5% 미만이면 자격이 박탈된다.

올해는 401명의 기자들이 총 25명의 후보자에게 투표했는데, 조건을 충족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핏빛 투혼'으로 잘 알려진 전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커트 실링이 71.1%(285표)로 가장 아쉽게 낙마했다.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 한 획을 그었지만 약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들도 고배를 마셨다. 헌액자가 나오지 않은 건 통산 9번째이자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미국야구기자협회 기자들 투표 75% 넘어야 '가입'…올해 1명도 없어
MLB '명예의 전당'은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매년 26만명 가량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다.

첫 입회자는 1936년에 나왔다. 호너스 와그너, 크리스티 매튜슨, 월터 존슨, 타이 콥, 베이브 루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해 1월29일 5명은 첫 회원으로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듬해에는 사이영이 98.2%의 득표율로 가입했다.

MLB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은 그의 이름에서 착안됐다. MLB에서만 22시즌을 뛴 사이영은 통산 511승31패 평균자책점 2.63의 기록을 남겼다. 30승 이상 시즌도 4차례나 된다.
[뉴욕=AP/뉴시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2015.07.25
베이브 루스와 뉴욕 양키스의 강타선을 형성했던 루 게릭은 1939년에, 1950년대 헐리우드 최고 스타였던 마릴린 먼로의 연인으로도 잘 알려진 조 디마지오는 1955년에 각각 입회 자격을 취득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행크 애런은 92.8%의 높은 지지로 1982년 회원이 됐다.

강속구 투수의 대명사로 통하는 놀란 라이언의 입회 해는 1999년이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칼 립켄 주니어, 토니 그윈은 2007년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투표로 선발된 이들 중 만장일치 입회자는 단 1명. 양키스의 수호신이었던 마리아노 리베라다. 리베라는 2019년 투표에서 425명 모두에게 1표씩을 받았다.

'마무리 투수의 교과서'로 불렸던 리베라는 역대 MLB 통산 최다 세이브(652) 기록 등을 앞세워 첫 도전에서 첫 만장일치 입성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또 다른 양키스 레전드인 데릭 지터는 2020년 투표에서 397명 중 396명에게 표를 얻어 1표차로 만장일치를 놓쳤다.
【뉴욕=AP/뉴시스】 마리아노 리베라.

아시아 선수는 아직 없어…2025년 이치로 '도전'
아시아 선수 중 명예의 전당 입회자는 아직 없다. 박찬호는 투표 전 위원회 추천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뛰었던 노모 히데오는 피선거권을 확보하는데까진 성공했지만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다가 2014년 후보에서 제외됐다.

명예의 전당 1호 아시아 선수 입성자는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치로는 2001년 빅리그에 진출, 2019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2653경기 타율 0.311 117홈런 780타점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라는 호성적을 남겼다.

이치로는 2025년 처음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된다. 입성이 당연시 되는 것은 물론 리베라에 이은 두 번째 100% 지지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선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독, 심판, 구단 관계자, 이 밖의 야구인들도 베테랑 위원회라는 곳을 통해 헌액될 수 있다. 버드 셀릭 전 MLB 커미셔너가 베테랑 위원회를 거친 사례다.

셀릭 전 커미셔너는 1992년부터 2015년까지 커미셔너를 맡아 MLB의 세계화를 이끈 장본인이다. 베테랑 위원회는 2017년 그에게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을 허락했다. 음주운전으로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전설적인 지도자로 평가받는 토니 라 루사 현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도 셀릭 전 커미셔너와 같은 방법으로 입회했다.

한편 KBO리그도 명예의 전당을 추진 중이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14년 3월 부산시 기장군과 명예의 전당 걸립 협약을 체결했다.

기장군이 약 1850㎡의 관련 부지 제공과 정규야구장·부대시설을 조성하고 부산시가 10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한다는 밑그림을 완성했지만 부산시와 KBO의 의견차로 예정 완공 시기가 4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 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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