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대표 인기 종목...이미 상당한 궤도"
신세계 측 인수 의지에 SK ESG경영 맞물려 성사
그동안 삼미, 청보, 태평양, 해태 등 모기업의 재정 악화로 인한 프로야구단 매각은 있어왔지만, 재계 톱3에 드는 탄탄한 SK그룹이 야구단을 매각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프로야구가 인기 종목이라 체육 지원이라는 사회 공헌과는 거리가 있어 SK그룹이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는 다소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는 우리나라 대표 스포츠이자 경쟁력있는 종목으로 이미 상당한 궤도에 올라있다"며 "SKT는 좀 더 다른쪽에서 지원할 여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와이번스를 창단한 SK텔레콤이 ESG경영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스포츠 영역에서 더 집중적으로 시급하게 해야 할 영역을 찾았는데, 그것이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한 지원이었다. 비인기 종목의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는 내용의 계획들을 갖추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현재 SK는 펜싱, 빙상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다른 관계자는 "경영상 이유나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식어서 매각하는 건 아니다"며 "와이번스 외에 프로농구단 등 다른 스포츠 종목 구단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SK가(家) 사촌들은 지난 2018년 SK와이번스 한국시리즈 경기를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SKT와 구단 차원에서 결정돼 진행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SK와이번스는 SK텔레콤이 지분을 100% 갖고있고, 구단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다.
유통업계와 스포츠계에선 이번 SK그룹와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매각·인수와 관련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강한 의지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신세계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평소 스포츠 마니아로 유명하다. 또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수년간 유통과 놀이의 결합을 강조해왔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의 경쟁자는 에버랜드와 야구장"이라며 "쇼핑과 오락·스포츠가 결합한 형태로 쇼핑 공간이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이 부회장의 주문에 따라 신세계 측이 SK와이번스뿐 아니라 두산, 키움 등 다른 복수의 구단들에도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이들은 매각 의사가 없었다. 스포츠 분야의 사회적 가치 제고 차원에서 비인기 스포츠 지원을 꿰하려던 SKT측과는 이해가 맞아 떨어져 거래가 성사됐다는 진단이다.
한편 SK와이번스는 쌍방울 레이더스를 SK그룹이 인수하면서 2000년 창단했다. 2007·2008년·2010시즌에 우승하며 SK 왕조 시대를 열었고, 2018시즌에 또 한 번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하며 신흥 명문 구단 반열에 섰다. 다만 코로나 사태 와중에 치러졌던 2020시즌엔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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