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LG롤러블을 소개하는 영상을 8초 가량 공개했다. 스마트폰 화면이 돌돌 말려있다가 펼쳐지면서 확장되는 콘셉트로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20일 LG전자는 돌연 모바일(MC) 사업부의 수년 간의 적자를 이유로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20일 모바일(MC)사업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부를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LG전자가 폰 사업 매각 등 사실상 사업을 철수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롤러블 출시도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롤러블폰 개발은 진행중이며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했으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 향후 사업 개편 방향에 따라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롤러블이 출시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관이 많고 실패 부담도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으로 LG윙을 선보였으나,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LG전자가 스마트폰의 진화에 초점을 맞춘 혁신 전략이다. LG윙은 초기에는 이형 폼팩터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누적 판매량이 1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롤러블마저 실패할 경우 사업이 존폐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LG전자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인건비가 소요되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지속하기엔 부담이 크다.
설령 롤러블이 출시돼 호평을 받더라도 200만원이 넘는 가격대의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실제 많이 팔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LG전자가 롤러블을 영상에서 공개한 것은 결국, 매각 전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팔리기 전에 롤러블 영상을 공개한 것은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직원들과 협력업체에는 뼈 아프겠지만 LG전자를 위해서는 (사업 매각이) 좋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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