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킹 목사의 날 '의회 폭동' 우회 비판…"반역의 깃발"

기사등록 2021/01/19 08:53:21

"킹 목사, 폭력에 굴하지도 반역의 깃발 들지도 않아"

앞서 미셸 여사도 '반역의 깃발' 언급하며 시위대 비난

[플린트=AP/뉴시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0.11.01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흑인 민권 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MLK) 목사를 빗대 지난 6일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폭동 사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고 더힐 등이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킹 목사의 날'(MLK Day)인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킹 목사 기념비 근처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보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뿐"이라며 "그는 빌리 클럽과 곤봉과 폭력, 인두세, (흑인들의 유권자 등록을 막기 위해 시행했던) 읽기·쓰기 능력 테스트에도 불구하고 결코 폭력에 굴하지 않았고 반역의 깃발을 흔들지도, 우리의 조국을 포기하지도 않았다"고 적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날 글은 킹 목사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폭동 사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지 하루 만인 지난 7일 성명에서 '반역의 깃발'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성명에서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조직적이고 폭력적이며 선거에 패배한 것에 화가 난 시위대가 미국 국회의사당을 포위하는 것을 봤다"며 "그들은 교수대를 세웠고 당당히 반역의 깃발을 흔들었다. 그들은 미국 정부의 중심을 더럽혔다"고 비난했다.    

지난 6일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사태로 경찰 1명을 포함해 5명이 숨졌고 의사당 곳곳이 파손됐다. 노예제를 옹호해 인종차별의 상징이 된 남부연합군 깃발을 든 시위대가 체포되기도 했다. 이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은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여사는 오는 20일 퍼스트 레이디가 되는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필라델피아 기아 구호 단체에서 자원 봉사를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킹 목사의 날에 그의 삶을 축하할 뿐만 아니라 봉사를 통해 그의 가치관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주 킹 목사를 기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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