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 대회서 조건부 남북관계 개선 시사
"남북관계 활성화는 전적으로 南 태도에 달려"
"가까운 시일 안에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도"
우리측 첨단무기·연합훈련 콕 집어 불만 제기
"美와 합동군사연습 중지해야…남북합의 역행"
전문가들 "연합훈련 韓 태도를 보겠다는 취지"
"北 핵무력 증강 천명했는데 훈련 중단 어려워"
김 위원장은 지난 5~7일 진행된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염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9일 보도했다.
그는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도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되는가 못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으며 대가는 노력한 것만큼 받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의 태도 변화가 필요한 분야로 "군사적 적대행위"를 콕 집어 지목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이) 첨단 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 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할데 대한 북남합의 이행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측이 북한의 각종 무기 개발을 '도발'로 규정하는 것을 두고 "이중적이며 공평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고관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첨단 무기 관련 발언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만약 남조선 당국이 이를 시비하려면 첨단군사자산획득과 개발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느니, 이미 보유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보다 더 정확하고 강력하며 더 먼곳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느니, 세계최대 수준의 탄두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고 계속되는 첨단공격장비 반입 목적과 본심을 설득력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38개 한미연합훈련 중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중단, 연기된 건 전국구급 훈련 1~2개"라며 "대부분의 훈련은 공개되지 않거나 형태가 달라졌을 뿐 시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연합훈련 조정, 군사대화 제의, 남북 합의이행 실무그룹 제안 등 적극적인 공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 보고에서 각종 핵무력 증강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성장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전술 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천명한 상황에서 한국이 첨단 군사장비 반입과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남조선 당국은 방역 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들고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금강산 지구를 우리 식의 현대적인 문화관광지로 전변시켜야 한다"며 금강산 관광사업을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 기간에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