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파르스통신 "혁명수비대·해군, 해양오염 이유로 제지"
해수부 "메탄올 주로 싣고 있었다…외교적으로 해결해야"
선사관리사 "선박에 아무 문제없어…메탄올 공기 중 산화"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 등이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국적의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호'(9797t)를 나포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해운업계에서는 해양 오염에 대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
5일 이란의 해양오염 주장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 현지와의 연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양오염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선박은 화학물질 운반선으로 기름이 아닌 메탄올을 주로 싣고 있었다"고 말했다.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 메탄올은 친환경 연료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메탄올은 공기 중에 산화되기 때문에 해양오염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케미호'의 선박관리선사 타이쿤쉽핑도 해양오염 가능성을 부인했다.
타이쿤쉽핑 관계자는 "이란이 해양오염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선박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선장의 진술이 있었다"며 "만약 해양오염이 발생했다면 방제선이 출동해 방제작업을 진행하면서 사진을 찍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하지만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10시께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며, "이 조치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 파르스통신는 혁명수비대와 해군이 기름오염,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케미호'를 제지했으며, 현재 이란 남부의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에 억류돼 있다고 전했다.
선박은 이날 메탄올 5000t, 메틸 메타크릴레이트 1200t, N-뷰틸 아크릴레이트 1000t 등 총 3종의 화학물질 7200t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이에서 UAE 후자이라로 향하고 있었다. 현재 '한국케미호'에는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5명,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총 20명의 선원이 승선하고 있다.
이란의 외국국적 선박 나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한 후 65일 만에 출항을 허가한 바 있다. 당시 이란은 영국 유조선이 이란 어선과 충돌한 뒤 정지하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아나 국제 해운법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일이 해적에 의한 것이었더라면 협상,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상황이 다르다"며 "이란 해군이 나포한 것이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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