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1949년 생 제빵왕 김탁구 실존 인물…포스트 코로나 활약 예고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 은둔형 리더로 그룹 전반 관여보다 방향성 제시에 '탁월'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를 맞아 식품업계 소띠 CEO들의 활약상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다.
소는 과거 우리나라 농경사회에서 재산목록 1호로 3~4명의 노동력을 담당했기 때문에 소를 보유하고 있는 농가는 부자로 통했다. 또 '소 같이 일한다'라는 속담은 소의 근면성을 보여준다. 우직하고 근면할 뿐만 아니라 충직한 성격 등으로 인해 소는 예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아온 존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영환경 속에서 식품업계 소띠 CEO들에게 필요한 것은 근면과 끈기 등 소가 갖고 있는 성품이다.
새해를 맞아 소띠 CEO들이 어려운 경영 환경속에서도 근면과 끈기, 우직함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활약을 펼칠 지 주목된다.
1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소띠 인사들은 1949년, 1961년, 1973년, 1985년에 출생한 이들이다. 식품업계에서는 1949년생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소띠다.
1949년생 소띠 CEO들은 1950년 6·25전쟁 직전에 태어나 정치·경제·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유년기를 보낸 뒤 1970년 경제성장기에 청춘을 바친 이들이다.
현재의 경제 발전에 주축이 된 인물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경제 상황과 경영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회장은 소규모 제빵회사를 업계 1위 기업으로 키워낸 드라마속 주인공 제빵왕 김탁구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로 유명하다. 현실속 허 회장은 부친의 삼립식품에 입사한 이후 성남 소재 작은 빵 공장을 맡아 '샤니'라는 이름으로 빵사업을 시작했고 국진이빵, 포켓몬스터방 등 히트상품을 만들었다.
이후 1986년 당일에 빵을 생산·판매하는 파리크라상을 오픈했고 1988년에는 베이크오프 시스템을 도입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만들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당시 흔한 빵집 이름이 뉴욕제과, OO당 등이었는데 파리바게뜨는 다소 파격적인 네이밍으로 마치 파리에서 생산되는 빵을 판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줬다.
또 파리바게뜨 매장은 기술이 없어도 신선한 빵을 팔 수 있다는 장점을 등에 업고 전국적으로 가맹점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본고장 파리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985년부터 배스킨라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던킨그룹으로부터 1993년에 '던킨도너츠'의 사업을 위탁받았고 최근에는 뉴욕의 명물 '쉐이크쉑', '에그슬럿' 사업도 펼치고 있다.
허 회장은 소띠의 해를 맞아 파리바게뜨, 던킨, 배스킨라빈스, 에그슬럿, 라그릴리아 등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새로운 사업 성공 스토리를 위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국민 조미료' 미원을 만들어낸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아들로 아버지를 도와 미원과 지금의 대상그룹을 만든 주역이다.
자신을 드러내기를 즐겨하지 않아 '은둔형 경영자'로 불렸던 임 창업회장과 마찬가지로 임 명예회장도 식품업계의 대표적 '은둔형 리더'로 꼽힌다.
하지만 임 명예회장의 그룹내 영향력은 적지 않다. 대상은 임 명예회장이 진두지휘 아래 포스트 코로나시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수립, 실천하고 있다.
대상은 청정원 순창 고추장, 종가집 김치 등 식품사업과 바이오, 전분당 등 소재사업을 쌍두마차로 미래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청정원 순창 고추장은 국내 성장을 발판으로 해외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출용 순창고추장의 정식 명칭은 '내추럴고추장'이다.
현재 대상 내추럴고추장은 미국 내 주요 유통업체를 포함해 6000여개 점포에 입점했다. 덜 맵고 마일드한 맛의 '내추럴 미소디핑소스' 등 현지인에게 더욱 친숙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대상은 향후 미국 현지 메인스트림 채널 내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입점뿐 만 아니라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올해 착공을 목표로 미국 현지에 김치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소재사업은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워 규모 확장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3개 거점의 사업영역 확대로 동남아를 넘어 글로벌 소재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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