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패션 거장 '피에르 가르뎅' 별세…"난 예술가로 태어난 사업가"

기사등록 2020/12/29 22:47:15 최종수정 2020/12/30 07:20:48

기하학적인 패턴·건축적인 직물 등 선보여

전 세계에 10만개 매장 낸 '성공한' 사업가

[파리=AP/뉴시스] 프랑스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9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사진은 2014년 파리의 피에르 가르뎅 박물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가르뎅의 모습. 2020.12.29.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프랑스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9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우리나라에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피에르 가르뎅'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프랑스 예술 아카데미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가르뎅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의 가족들은 가르뎅이 프랑스 북부 뇌이 지역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192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가르뎅은 어린 시절 프랑스로 이주해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그의 전성기 시절인 1970~1980년대 그의 제품과 브랜드는 전 세계에서 판매됐으며, 매장은 10만개에 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기하학적인 패턴과 건축적인 직물 사용은 그의 디자인의 시그니처였다. 은박지, 종이, 밝은 색의 비닐 등을 사용한 가르뎅의 초현대적인 의상은 인체의 자연스러운 윤곽에 맞선 1950년대 스타일을 정립하는 데 기초가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1969년 그에게 우주복의 해석을 의뢰한 적이 있는데, 이는 후기 그의 디자인에 특별한 영감을 주기도 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의상은, 아직 존재하는 않은 형식의 삶을 위해 발명된 것"이라고 당시 발언했다.

가르뎅은 1987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예술가로 태어났지만, 사업가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뛰어난 사업가 기질을 보였다.

프랑스가 전 세계 패션의 기준이던 시절 가르뎅은 러시아, 일본, 중국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그는 1957년 일본과 패션 사업을 시작한 첫 번째 프랑스 디자이너다. 이후 중앙 유럽, 아시아 등을 미개척 시장을 선점하며, 1983년에는 소비에트 연방에 자신의 이름을 건 의류 매장을 낸 최초의 서유럽 디자이너가 됐다.

5대륙 140개국에 800여명의 사업가와 계약을 맺고 의류, 가구, 생활용품, 향수 등을 판매했다. 초콜릿, 펜, 담배부터 프라이펜, 알람, 시계 등 모든 제품을 다뤘으며, 최근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까지로고 영역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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