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유전자, 해외 유전자와 98%↑유사…"해외 유행과 관련성 높아"

기사등록 2020/12/27 12:00:00 최종수정 2020/12/27 12:03:09

고병원성 H5N8 유전자형 98.8~99.8% 유사

예찰 지점·물량 확대…전담인력 43명 예찰

[창원=뉴시스] 차용현 기자 = 일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절기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철새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한 무리가 노을이 지는 하늘을 날고 있다. 2020.12.06. con@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유전자 유형이 해외 유전자형과 98% 이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야생조류 37건, 가금류 22건 등이다.

이 중 봉강천, 청미천, 복하천 등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올해 3월까지 유럽에서 발생했던 H5N8 유전자형과 98.8~99.8%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경당국은 AI 유형이 해외 유행 시기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AI 발생 건수는 2017년 2100건에서 2018년 540건, 2019년 234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올해 1월 이후 1000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 11월 이후 유럽 북해 해안지역에서 고병원성 AI로 인한 야생조류 폐사체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이후 독일 381건, 덴마크 73건, 영국 59건, 네덜란드 44건 등이 각각 발견됐다.

이는 시베리아 등 북쪽 지역에서 생활하던 겨울 철새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고병원성 AI를 전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시베리아 등지의 겨울 철새가 국내에 본격 들어온 이달부터 내년 2월 북상 예정 시기까지 AI 대응 조치를 강화한다.

우선 예찰 지점을 기존 63곳에서 87곳으로, 예찰 물량을 4만점에서 5만5000점으로 늘린다. 예찰 전담인력도 23명에서 43명으로 늘려 철새도래지 사전 예찰을 강화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하루 단위로 예찰 현황과 계획을 점검하고, AI 검출지점을 대상으로 우선 예찰을 실시 중이다. 특히 야생조류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될 경우 조치 사항을 지자체와 관계 기관에 신속하게 전달해 방역 조치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한다.

박연재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코로나19,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의 동반 발생으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AI 조기 차단을 위해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방역활동 점검 등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AI 국내 확산 예방을 위해 철새도래지에서 낚시 또는 산책 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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