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분 진행된 文대통령 수능방역 현장점검에 3천만원 투입 이유는?

기사등록 2020/12/25 18:52:34 최종수정 2020/12/25 18:56:11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유은혜 부총리 참석

행사 연출에 100만원·유리창 시트지 180만원 등

"현장·비대면 점검 혼합…K방역 홍보 의도 없어"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자가격리자 수험생을 위해 별도시험장으로 마련된 서울 용산구 오산고등학교에서 2021학년도 수능 대비 시험장 방역 준비 상황을 영상 연결을 통해 박정수 부산 양운고등학교 교장으로 부터 현장 준비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2020.11.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교육부 '수학능력시험(수능) 방역 현장점검'에 3000만원의 행사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행사비용 3000만원은 영상간담회 준비에 대부분 투입됐다면서, 현장 점검과 비대면 점검을 혼합한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능 방역 점검과는 상관없는 영상간담회에 비용 대부분이 사용됐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25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실에 제출한 '수능 방역 현장점검 행사 관련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한 행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문 대통령 수능 방역 현장점검 행사를 준비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오산고에서 50여분간 진행된 수능 방역 현장점검은 수능 현장 준비 상황 점검 차원에서 마련됐다. 문 대통령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우선 20분간 자가격리자 별도시험장에서 시험장 방역 조치 설명을 듣고, 수험생 동선, 감독관 보호구 탈의실을 점검했다. 이후 30분간 부산 지역 일반시험장, 전남 지역 병원시험장을 영상으로 연결해 시험장별 준비 상황 보고, 질의응답 순으로 일정이 진행됐다.

이 행사와 관련된 계획서, 견적서, 용역계약서 등으로 구성된 자료에 따르면 계약 금액은 총 3000만원이지만, 대부분 영상간담회에 투입됐다.

구체적으로 ▲행사 기획·연출 100만원 ▲행사장 유리창 시트지 180만원 ▲키비주얼 디자인 100만원 ▲회의장 무정전 전원장치(음향) 100만원 ▲회의장 내 주·예비 음향설치 460만원 ▲화상 영상 시스템 120만원 ▲조명 시스템 80만원 ▲행사 진행공과잡비 26만원 등이 책정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격리자용 별도 시험장 방문 목적으로 행사가 진행됐지만, 타 지역에 있는 일반시험장, 병원시험장의 점검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점검과 영상간담회 형식의 비대면 방식의 점검을 활용한 것"이라며 "세 곳의 시험장을 모두 방문하기 어렵고, 밀집도도 줄여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방식을 활용했다"고 반박했다.

행사가 진행된 지난달 29일은 수능일(12월3일) 4일 전으로, 3차 유행이 본격화하던 때였다. 지난달 중순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로 증가한 데 이어 행사 사흘 전인 26일에는 581명으로 증가했다. 당시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감도 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수능을 잘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했다"며 "시험 현장 방역을 점검하면서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감을 줄이고, 안전한 수능 환경을 강조하기 위해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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