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백신 접종 1등 경쟁 분위기 상당히 우려…그럴 필요 없다"(종합)

기사등록 2020/12/23 12:27:22 최종수정 2020/12/23 14:03:53

"코로나백신, 안전성 중요…세계 최초 접종 피해야"

1등 접종 분위기 "우려"…"그런 국가 될 이유 없어"

"백신 접종 시작 국가, 반면교사 삼기엔 부적절해"

[프로비던스(미 롱아일랜드주)=AP/뉴시스]미 롱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여성아동병원에서 지난 15일 의료 종사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바티칸은 21일(현지시간) 천주교도들이 낙태된 태아에서 추출한 세포를 사용한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용인된다"고 밝혔다. 2020.12.22
[서울=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기자 = 정부가 2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안전성 확인을 위해 세계 최초로 백신을 접종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몇 가지 강조할 부분이 있다"며 "우리 사회가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아야 하는 것처럼 1등 경쟁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으로서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백신은 개발과정에서 상당히 단축이 돼서 개발됐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는 국민을 위해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주제"라며 "따라서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한(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1~2달(개월)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굉장히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손 전략기획반장은 "미국은 하루에 20만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영국은 한 3만5000명 정도의 환자가 하루에 발생하고 있어서 백신 외에는 현재 채택할 수 있는 방역전략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국가들을 저희가 반면 교사로 삼기에는 다소 부적절하다고 생각들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고려할 때 세계에서 1, 2등으로 백신을 맞는 그런 국가가 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전략기획반장은 "세계에서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나라들도 집단면역 형성까지 짧게는 반년, 길게는 9~10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예방접종을 시작하는 데 관심을 두는 것보다는 우선순위 부분, 접종과정의 안전성 확보, 유통과정, 방역관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백신 접종 사전준비를 착수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한국의 경우에도 늦지 않게 예방접종을 최대한 신속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손 전략기획반장은 "예방접종을 하게 된다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작용 여부는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검증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신속히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략기획반장은 "현행 감염병 예방법상 질병관리청장이 백신의 구매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갖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백신은 범정부적으로 사무국을 수립해 지원체계를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전략기획반장은 내년 2~3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들어오는 백신 물량에 대해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질병관리청도 이날 오전 설명자료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은 내년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며 "백신의 도입 시기와 물량은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의에 따라 결정되며,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제약사들과 비밀 유지 조항 등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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