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평균 가구소득 5924만원…그 중 1106만원은 세금·이자·보험료로

기사등록 2020/12/17 12:01:59 최종수정 2020/12/17 12:36:31

통계청·한은·금감원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전년比 1.7%↑…역대 최대 공적이전소득이 견인

소득 하위 40% 계층, 근로·사업소득 동시 감소

세금 등 비소비지출 1106만원…역시 역대 최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지며 한파가 이어지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따뜻한 커피를 들고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12.17. yes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작년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소득이 1년 전에 비해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부진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 노동을 통해 번 소득은 비교적 부진한 반면 기초연금 인상,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정부 복지정책에 따라 공적이전소득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소득은 5924만원으로 전년도 5828만원에 비해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구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은 3791만원으로 0.3% 증가에 그쳤고, 사업소득은 1151만원으로 2.2% 감소했다. 자영업을 비롯해 경기가 부진하면서 전반적인 가구 소득을 둔화시킨 요인이 된 것이다.

반면 공적이전소득은 457만원으로 18.3%나 증가해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재산소득은 417만원, 사적이전소득은 107만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소득 중에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64.0%로 전년 대비 0.9%포인트(p) 줄었다. 사업소득의 비중은 19.4%로 전년보다 0.8%p 줄었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1155만원으로 1년 전보다 4.6% 증가했다. 근로소득(286만원), 사업소득(98만원)은 각각 5.2%, 1.7%씩 감소했지만 정부 정책으로 공적이전소득(494만원)이 13%나 늘어난 덕이다.

1분위 바로 위인 2분위 소득(2763만원)은 1.4%증가했는데 역시 근로소득(-6.1%)과 사업소득(-3.2%) 모두 뒷걸음쳤음에도 공적이전소득(24.2%)이 떠받친 것이다.

3분위(4671만원)와 4분위(7126만원)는 각각 2.1%씩 증가했다. 상위 20%인 5분위(1억3903만원)는 1.1% 증가했다

가구주 연령대별 평균 소득은 40대가 764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7549만원), 30대 이하(5935만원), 60세 이상(3989만원) 순이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 가구 7958만원, 자영업자 6519만원, 임시·일용근로자 3704만원 순이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공적·사적이전소득이 증가했지만 사업소득 감소와 근로소득 증가 부진으로 (전체) 소득증가율이 전년 대비 둔화됐다"고 밝혔다.

5828만원 벌어도 쓸 수 있는 돈 4729만원…비소비지출 '최대'

세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으로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대부분 고정지출로 빠져나가는 '비소비지출'은 가구당 1106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평균 가구 소득은 5828만원 가운데 비소비지출을 빼고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처분가능소득은 4818만원이었다.

 다만 전년 대비 비소비지출 증가폭은 0.7% 증가폭은 2015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구당 공적연금·사회보험료는 전년보다 4.3% 증가한 353만원이었다. 세금으로 낸 돈은 357만원으로 0.7% 늘었다. 세금(32.2%)과 공적연금·사회보험료(31.9%)가 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4.1%에 달한다. 이 비중은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다.

대출 이자로 나가는 돈은 195만원으로 0.8% 늘었다. 부모나 자녀에게 주는 생활비·용돈 등 가구 간 이전지출은 146만원, 기부금 등 비영리단체이전지출은 55만원으로 각각 3.1%, 11% 감소했다.




은퇴 '희망' 나이 68세…현실은 63세에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는 전체의 18.5%로 실제 은퇴 연령은 63.0세였다. 반면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은퇴 예상 연령은 68.1세로 나타났다. 희망하는 나이보다 5.1살 빨리 사회생활을 접는다는 얘기다.

은퇴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최소 생활비는 205만원, 적정생활비는 294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은퇴한 가구 중 생활비가 '여유 있는' 가구는 8.7%로 조사된 반면 '부족하다'(40.6%)와 '매우 부족하다'(18.8%)는가구가 전체의 절반가량이었다.

 이들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공적 수혜금이 35.5%로 가장 많았으며 공적연금(30.4%), 가족수입 및 자녀 등의 용돈(20.9%) 순이었다. 특히 공적 수혜금은 전년보다 2.9%p 증가했다.

은퇴하지 않은 가구 중 노후준비와 관련해 '잘 돼 있지 않다'는 가구는 38.9%, '전혀 돼 있지 않다'는 가구는 15.9%로 잘 됐다고 답한 가구(8.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서울=뉴시스]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