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제는 신용등급 1~10등급으로 분류하던 방식을 신용평점 1~1000점으로 세분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등급 간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대출이나 카드발급 심사 등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데요.
예를 들어 제 신용점수가 664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7등급(600~664점)에 속해 대부분 금융기관에서 대출 거절 대상입니다. 그런데 점수제를 적용하면 어떨까요? 6등급에 가깝기 때문에 일부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 문턱이 낮아지는 셈이죠.
국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 이미 지난해 1월부터 시범적으로 적용했고, 다음달부터는 보험·금융투자·여신전문회사 등 전체 금융권이 대상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점수제로 전환하면 금융소비자 약 240만명이 연 1%포인트 수준의 금리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신용평가(CB)사들이 평가할 때 활용하는 비금융정보 폭도 넓어집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말고도 체크카드를 꾸준히 이용하거나 건강의료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해왔다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는 요소입니다.
그동안 손쉽게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던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는 이달 중으로 변경된 신용점수를 고객들에게 보여줄 계획인데요. 평가 요소가 달라지는 만큼 같은 사람이라도 기존 점수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용점수제 도입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 곳도 있습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대 연 6% 금리를 제공하는 '웰뱅든든적금'을 최근에 출시했는데요. 신용평점이 낮은 고객에게 더 높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게 특이한 점입니다.
기본금리는 연 2%로 웰컴저축은행을 처음 이용하면 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고요. 상품 가입시 조회되는 신용평점에 따라 제공되는 우대금리는 최대 3%포인트입니다. 350점 이하가 최대 3%포인트를 받아갑니다. 은행 문턱을 낮춘 주거래 저축은행으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목돈을 늘리는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네요.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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