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선구매'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 늦장 보고해 美 승인 지연" NYT

기사등록 2020/12/09 23:21:54 최종수정 2020/12/09 23:24:27
[서울=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2020.12.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부작용을 뒤늦게 보고하는 등 불투명한 의사소통으로 미국 규제기관인 식품의약국(FDA)의 신뢰를 잃어버리면서 백신 승인이 지연될 처지라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백신 개발 지원 사업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일환으로 아스트라제네카에 백신 개발과 제조 자금 10억달러를 지원하고, 효과가 입증되면 3억회 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한국 정부도 1000만회분을 선구매하기로 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들은 지난 9월8일 오후 코로나19 백신 긴급 승인 관련 전화회의를 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이틀 전인 9월6일 영국 임상시험 참가자로부터 부작용이 발생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FDA 핵심 관리들은 전화회의가 끝난 뒤 몇시간이 지나서 임상시험 중단 소식을 접했다고 NYT가 양측간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스티븐 한 FDA국장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임상시험 중단 사실을 공개하지 않지 않은 것에 망연자실했다고도 했다.

NYT는 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규제기관간 관계를 훼손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공개적이고 과학적이고 정말한 조사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켰다고 했다. 적어도 한 예로 백신 개발을 지체시켰다고도 했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나타난 증상이 백신과 관련이 없다는 증거를 FDA에 늑장 제출해 7주가량 임상시험이 금지됐다.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일주일도 안 돼 임상시험 재개를 허용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까지도 미국내 임상시험 참가자를 목표인 3만명의 절반인 1만5000명 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화이자와 모더나가 아스트라제네카를 추월했다.

FDA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아스트라제네카에 일부 책임이 있다"며 "FDA가 임상시험 재개를 허용하기 전 검토하고자 했던 자료를 뒤늦게 제출했다"고 했다.

NYT는 영국과 인도 등 일부 국가 규제당국은 미국 이외 지역 임상시험 자료를 토대로 향후 몇주 이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제당국이 불만을 갖고 있고 더 많은 실험 자료를 조사하고자 하는 미국에서는 승인이 '더 멀어보인다(further off)'고도 했다.

스크립스 리서치 소속 임상시험 전문가인 에릭 토폴 박사는 NYT에 "이들이 처음부터 안전과 효능, 투약 등 모든 면에서 솔직했다면 그들은 더 나은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며 "그들이 한 일은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었다. 그들이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정보를 FDA 등 전 세계 규제당국과 시기적절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옥스퍼드대 백신 연구팀 수석 연구원인 앤드류 폴라드도 동료 심사 논문과 시험 청사진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내내 투명했다"고 부인했다. 옥스퍼드대는 공동 개발사다.

NYT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을 절반만 접종했을 때 더 높은 효과를 내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 규제당국의 신뢰를 잃은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OWS 최고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앞서 "절반 분량 접종자 효과가 더 좋은지 명확한 설명이 없는 한 그 결과는 승인을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효과가 높았던 절반 분량 접종자 중 고위험군인 55세 이상이 없다는 점도 우려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NYT에 FDA와 소통 결과를 토대로 미국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국 연방기관으로부터 백신 승인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오는 2021년 1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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