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번째 고병원성 AI…정부 "닭·계란 수급 영향 적어"(종합)

기사등록 2020/12/08 11:51:18

"발생농장들, 방역수칙 안 지켜…법 위반 시 엄정 조치"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지난 7일 오전 광주 북구 우산동 한 재래시장 내 닭오리 판매업소에서 북구청 농업축산팀 공직자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 소독을 하고 있다. 최근 전남 한 육용오리 사육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확인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0.12.08.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 전국적인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철새 유입이 이달과 다음 달까지 계속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가금 농장에서의 발생 위험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철새도래지·야생조류 서식지가 국내 곳곳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전국 농장이 모두 위험 사정권이라는 분석이다.

8일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금까지 AI가 발생한 곳은 전북 정읍, 경북 상주, 전남 영암, 경기 여주 등 4곳이다. 이외에 충북 음성군, 전남 나주시 등에서도 의심 가축이 신고 돼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오리 2건, 산란계 2건 등 총 4건이 4개 시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과거 2016~2017년 사례를 보면 초기 중부지방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전남·경남 등 남부지방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지난 10월 충남 천안시 야생조류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남·북, 경남·북, 제주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등 과거 패턴을 따르는 셈이다.

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농장간 수평전파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1·2차 발생농장 반경 10㎞ 내 농장과 역학관계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타났다.

중수본에 따르면 발생농장의 역학조사 결과 장화 갈아 신기, 농장주변 생석회 도포, 야생조수류 침입 방지, 출입자 소독, 방역복 착용 등 기본적인 농장 차단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박 실장은 "가금농장에서 발생시 사회적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되는 만큼 점검과정에서 법령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사육제한·과태료 등 행정처분과 살처분 보상금 삭감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현재까지 계란과 닭·오리 등의 수급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실장은 "사육마릿수가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많고 닭고기와 오리고기 냉동 재고 물량도 많아서 공급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산란계·육계 사육마릿수는 7385만 마리, 8820만 마리로 평년보다 각각 4.5%, 8.0% 많다. 육계 냉동 재고는 1467만 마리로 평년보다 41.4%나 많은 수준이다. 하루 계란 생산량 역시 평년보다 7.3% 많은 4638만개다. 오리의 경우 사육마릿수는 929만 마리로 평년보다 2.4% 적지만 냉동 재고(558만 마리)가 평년보다 93.7%나 많다.

최근 잇따른 AI 발생으로 산란계 50만 마리, 육계 70만 마리, 오리 35만 마리 등 총 155만 마리가 살처분됐는데 이를 전체 사육마릿수 중 비율로 보면 각각 0.7%, 0.8% 3.7%에 불과하다. 또 연간 출하되는 마릿수에 비하면 육계와 오리의 살처분 마릿수는 각각 0.07%, 0.5%에 그치고 있어 실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적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달 1~7일 산지가격을 보면 육계는 1㎏당 1296원, 오리는 1446원으로 평년 대비 각각 5.6%, 20.5%씩 낮게 형성돼 있다. 계란은 특란 10개당 1139원으로 평년 대비 2.9%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향후 고병원성 AI 발생 농가가 늘어날 경우 수급 상황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실장은 "닭고기, 계란, 오리고기의 수급·가격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농협·생산자단체, 유통업계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수급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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