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 개최 반대' 고기영 법무차관 30일 사의
새 차관 후보군에 이용구·심재철·황희석 등 거론
靑 "절차적 흠결 없이 징계위 열려야한다는 생각"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징계위라는 열린 공간에서 서로의 주장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준비가 끝나는 대로 법무부 차관을 새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 차관은 지난달 30일 윤 총장의 법무부 징계위 개최 반대 뜻을 밝히며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징계위는 위원장인 법무부 장관, 법무부 차관, 검사 2명, 외부인사 3명으로 구성된다. 차관이 공석인 상태에서는 예고한 대로 4일 징계위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신임 법무부 차관 임명을 서두르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일관된 인식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추미애 장관이 주도하는 윤 총장의 징계 절차가 부당하다며 제동을 건 상황에서 더이상의 절차적 정당성에 흠결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의 징계 수위 여부를 떠나 적어도 투명하고 공정한 상황에서 징계위 만큼은 열려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어찌됐든 절차상의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만 윤 총장이 징계위 구성 인사의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는 상황에 따라 차관 인사 자체에 담긴 대통령의 의중이 왜곡 해석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4일 징계위 소집 직전 새 차관을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 검찰개혁 작업에 참여했던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고 차관의 후임으로 거론된다. 이 전 실장은 고 차관과 같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고, 심 국장은 연수원 27기다.
정치권에서는 '비검찰 출신 인사'의 발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의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사전 인사 검증 없이는 하루이틀 만에 차관급 인사 발표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법무부가 사전에 조율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출신인 고 차관이 윤 총장의 징계위 회부시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미리 전달했고, 이에 따라 후임자를 물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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