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해냈다' 한국어 곡 첫 1위…빌보드 '핫100'은?

기사등록 2020/12/01 08:45:18
[서울=뉴시스]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11.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K팝의 역사를 또 새로 썼다. 최근 발매한 새 앨범 'BE'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3번째 1위를 차지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 지난 10월 조시 685, 제이슨 데룰로의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 피처링으로 '핫 100'에서 두 번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라이프 고스 온'은 한국어 노래로는 처음으로 '핫100' 1위를 기록했다. '새비지 러브'에 일부 한국어가 포함돼 있었지만, 대부분이 한국어로 이뤄진 곡 중 '핫100' 정상에 오른 건 '라이프 고스 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전날 발표된 5일자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예고 기사에서도 'BE'로 해당 차트 다섯 번째 정상에 올랐다.
빌보드는 어떤 차트
빌보드차트는 1894년 창간한 미국의 음악잡지 '빌보드'가 발표하는 대중음악 인기순위다. 빌보드는 1956년부터 순위를 매겼다. '라이프 고스 온'이 정상을 차지한 '핫100'은 1958년 개설됐다. 세계 팝음악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며 국내에서도 주목했다.

미국 음반 판매량 집계회사 닐슨사운드스캔의 앨범 판매 조사량과 현지 1000여 방송사의 방송횟수 등을 종합한 것이다.

공신력을 인정받아 미국뿐 아니라 각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로 통한다. 시대 흐름을 반영, 2003년 7월부터 인터넷 다운로드 판매분, 2014년 2월부터 싱글차트인 '핫 100'에 유튜브 조회수와 UCC 차트 점수도 포함시켰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방탄소년단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BE (Deluxe Edition)'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왼쪽부터 뷔,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 2020.11.20. dadazon@newsis.com
대중음악의 각 장르를 세분해 매주 수십여종의 차트를 발표한다. 이 중 방탄소년단이 모두 석권한 '빌보드 200'과 '핫100'이 메인 차트다.

앨범 차트는 앨범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모든 앨범을 대상으로 하는 '빌보드 200', 힙합과 R&B 계통의 앨범만을 대상으로 하는 '톱 R&B/힙합 앨범스' 등이 있다. 보통 앨범차트라고 하면 '빌보드 200'을 지칭한다.
  
싱글 차트에는 모든 싱글을 대상으로 하는 핫100, 모던 록 싱글 앨범만을 대상으로 하는 '모던 록 트랙스' 등이 있다. 보통 싱글차트라고 하면 '핫 100'을 가리킨다.

빌보드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대중음악 시장이 부상하자 지난 9월 미국을 포함해 세계 전역의 인기곡 순위를 매기는 '글로벌 200', 미국 제외 세계 인기곡을 가리는 '빌보드 글로벌' 차트를 신설하기도 했다.
빌보드 한국과 인연은
한국 대중음악이 빌보드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대부터다. 빌보드 한국특파원을 지낸 팝칼럼니스트 1호이자 래퍼 타이거JK의 아버지인 서병후(1942~2014)가 빌보드에 한국음악을 소개한 것이 계기다.

'한국 록의 대부'로 통하는 신중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록밴드 '시나위', 블루스 기타리스트 김목경 등이 빌보드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01년 가수 김범수의 히트곡 '하루'의 리메이크 버전 '헬로 굿바이 헬로'가 '핫 싱글스 세일스' 차트 51위에 오르면서 한국 대중음악의 빌보드 도전이 본격화됐다.

[서울=뉴시스] 슈퍼엠 온라인 글로벌 기자간담회. 2020.09.25.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빌보드차트의 또 다른 메인차트인 싱글차트 '핫100'에는 2009년 그룹 '원더걸스'가 '노바디'로 76위에 걸리며 가장 먼저 진입했다.

빌보드200에는 2009년 가수 보아가 앨범 '보아'로 127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2012년 그룹 '빅뱅'이 '얼라이브'로 150위, 그룹 '소녀시대'의 유닛 '소녀시대-태티서'의 첫 앨범 '트윙클'이 126위로 들어갔다. 그룹 '투애니원(2NE1)이 지난 2월 발표한 정규 2집 '크러시'는 61위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은 재작년부터 지난 2월까지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 '맵 오브 더 솔 : 7' 그리고 최근 ‘BE’로 연거푸 다섯 번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썼다.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한국 가수는 한 팀 더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연합그룹 '슈퍼엠'이 작년 10월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가수 중 그룹 방탄소년단 이어 두 번째다. 슈퍼원은 지난 10월 첫 정규 앨범 ‘슈퍼원’으로 이 차트 2위를 차지했다.

K팝 걸그룹 중 '빌보드 200'에서 최고 순위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블랙핑크다. 첫 정규 앨범 ‘디 원’으로 지난 10월 이 차트에서 역시 2위를 차지했다. 

차세대 한류그룹으로 지목 받는 '몬스타엑스'와 'NCT127'는 ‘빌보드200’에서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빌보드 200' 톱5에 든 뮤지션을 5팀 보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2020.10.12.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빌보드 200'이 팬덤에 기반한 차트라면, '핫100'은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기반 삼는다.

'핫100'에서 지금까지 정상을 가장 많이 밟은 팀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로 모두 20곡을 1위에 올렸다.

아시아 가수 중에서는 1963년 일본의 사카모토 큐(1941~1985)의 일본어 노래 '스키야키'가 1위를 차지했다.

따라 하기 쉬운 춤 등으로 인해 싸이의 2012년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와 비교되는 스페인 듀오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가는 1995년 14주 연속 1위를 달리기도 했다.

재미동포 2명이 주축인 미국의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라이크 어 G6'로 2010년 10월 핫100에서 1위에 랭크됐으나 미국에서 제작된 앨범이어서 아시아권 음악으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일본인 오노 요코가 남편인 '비틀스' 출신 존 레넌(1940~1980)과 작업한 '더블 판타지'로 1980년 빌보드200의 정상에 올랐으나 이 역시 아시아권이 주도한 음악은 아니다.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스페인어 곡 '데스파시토'는 지난 2017년 16주 동안 1위로 군림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라이프 고스 온'은 '데스파시토' 이후 비영어 곡으로는 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AMAs. 2020.11.23.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강남스타일'은 2012년 '핫100'에서 7주 연속 2위를 차지하면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아시아 가수가 5위 안에 든 것은 1977년 필리핀 가수 프레디 아길라르의 '아나크'가 5위에 오른 지 35년 만이었다. '강남스타일'의 후속곡인 '젠틀맨'은 5위, '행오버'는 26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에 1위를 차지한 '라이프 고스 온'을 비롯해 피처링한 곡까지 포함 이제까지 '핫100'에 총 14곡을 올렸다. '다이너마이트'(1위), '새비지 러브' 리믹스(1위), '온'(4위),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 '페이크 러브'(10위) 등 톱10에 든 곡만 6곡이다.

이밖에도 '아이돌' 11위, '마이크 드롭' 리믹스 28위, '블랙스완' 57위, 'DNA' 67위, '메이크 잇 라이트' 76위, '마이 타임' 84위, '필터' 87위, '웨이스트 잇 온 미' 89위 등이 '핫100'에 진입했다.

멤버들이 따로 발표한 솔로곡까지 포함하면 핫100 진입곡은 더욱 늘어난다. 슈가의 '대취타'가 76위, 제이홉의 '치킨 누들 수프'는 8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팬덤 기반의 '빌보드 200'에서 다섯 번 1위, 대중성 기반의 '핫100'에서 세 번 연속 정상에 오르면서 명실상부 빌보드 단골손님이 됐다. 특히 이번에 한글 가사 위주의 '라이프 고스 온'까지 정상에 올리면서 한국어 노래의 빌보드 진입 러시에 더욱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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