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기탁 고문헌은 ‘매란문고’로 명명해 관리예정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도서관은 30일 고문헌도서관에서 지난해 9월 산청 매란정사 소장 고문헌을 영구기탁한 여흥민씨 참봉공파(쌍매헌·관란재) 종중 대표 민경섭(전 진주부시장)씨를 초청해 ‘매란문고’ 현판식을 가졌다.
이번에 수탁받아 정리가 완료된 고문헌은 산청군 오부면 양촌리 매란정사 소장 고서 625권과 목판 31매 등 656점이다.
이 고문헌은 산청군 오부면 양촌리에서 대대로 내려온 여흥민씨 참봉공파 종중 인물의 행적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이며, 넓게는 경남지역 유학자의 삶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록이다.
매란정사는 쌍매헌 민제연(1632-1720)과 관란재(1685-1772) 민홍석을 기리기 위해 민제연이 1650년에 최초 건립해 후학을 가르친 곳이다. 이후 관란재 민홍석이 개축했으며, 또 후손이 두 분을 기리기 위해 1919년 현재의 건물을 건립했다.
‘여흥세고’를 인쇄하기 위해 1875년에 판각된 목판은 경남도 문화재 자료 제580호로 지정돼 있다.
수탁 고문헌 중 ‘여흥세고’는 여흥민씨 선조 쌍매헌 민제연‚ 관란재 민홍석‚ 동오 민백휴‚ 양곡 민치영‚ 모와 민기용의 시문과 사적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1875년 후손 민사호가 편집하여 3권 2책의 목판본으로 간행했다.
쌍매헌 민제연은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후학 양성과 학문 연구로 일생을 보냈으며, 80세 때 수직으로 동지중추부사가 됐다.
관란재 민홍석은 제연의 후손이며 효행이 지극했고 가선대부에 올랐다. 동오 민백휴, 양곡 민치영, 모와 민기용 등은 모두 학문과 효행으로 이름이 높았다. 이들은 모두 출사하지 않고 경상도 산음현 면우촌에서 학문을 연구하며 일생을 보냈다.
민경섭 문중 대표는 “문중의 역사가 수록된 고문헌을 그동안 도난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오부면 파출소 무기고에 보관해 왔다. 파출소가 없어지자 고문헌을 다시 마을회관 창고에 옮겨 보관해 왔는데, 먼지가 쌓여가는 고문헌을 보면서 선조께 부끄러운 마음이 늘 있어 왔다”며 “그런데 최신 시설을 보유한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에서 우리 문중의 고문헌을 깨끗이 정리해 전문적으로 보존·관리하게 되니 문중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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