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거나 뛸 때 갑자기 다리 통증…말초동맥질환 의심

기사등록 2020/11/26 12:00:00

노령, 고혈압, 심혈관질환 있으면

말초동맥질환 위험 최대 2배 늘어

[서울=뉴시스] 좁아진 대퇴동맥에 풍선확장술 시행(왼쪽), 시행 후 정상적인 혈류 흐름을 보인다.(오른쪽)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0.11.25.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직장인은 오랜 시간 앉아있거나 서 있는 등 한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한 자세를 취하면 다리가 붓고 아프기 마련인데 이를 다리 근육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다리 혈관의 문제일 수 있다.

다리 질환은 사실 다리만의 문제가 아닌 전신 질환으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걷거나 뛸 때 다리에 통증이 있고,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동맥 폐색증은 동맥경화로 하지 동맥이 막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초기 증상이 척추 디스크 질환과 매우 비슷해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혈관 문제를 알게 되는 환자도 많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는 "통증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발생 양상은 차이가 있다"며 "자세와 상관없이 통증과 당김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질환을 의심할 수 있고, 평소에는 괜찮다가 걸으면서 통증이 시작되면 하지동맹 폐색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동맥 폐색증은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해도 휴식을 취하면 금방 좋아져 단순히 무리한 것으로 생각해 지나치는 일이 많다.

이를 방치하면 다리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게 변하며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막힘이 더욱 심해지면 괴사가 진행되고 1년 안에 50%가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기름진 식습관, 흡연과 음주로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나이가 들수록 종아리 근육이 줄어들어 혈액을 힘 있게 펌프질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끝까지 돌아야 하는 피가 막히거나 한 곳으로 몰린다.

이 경우 다리에 피를 공급하는 장골동맥(복부 대동맥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골반 내에 위치한 큰 동맥)에 동맥경화로 인해 피떡(혈전)이 생기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장골동맥 폐색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혈관이 많이 막히지 않은 초기에 발견하면 항혈소판제,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와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식습관, 생활습관 개선으로 나아질 수 있다.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으면 이미 50% 이상 혈관이 막힌 경우가 많다. 막힌 부위가 길어도 수술 위험성이 낮은 경우에는 본인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 수술을 진행한다.

그러나 혈관질환 환자는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수술로 인한 합병증 가능성이 높아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시술은 국소 마취 후 풍선 확장술(혈관에 풍선을 넣고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이나 스텐트 삽입술(혈관에 그물망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죽종절제술(혈관 내벽을 깎아 넓히는 시술) 시행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조진현 교수는 "말초동맥질환의 위험인자는 나이가 10살 증가 할 때 마다 1.9배, 고혈압 1.6배, 심혈관 질환 2배로 나타났다"며 "심혈관 만성질환이 있거나 오랜 기간 흡연을 해온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도 지나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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