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까지 가을 폭우…11월 기록 갱신
봄에도 이상 기온…여름엔 최장 장마
기상청 "이번 폭우, 이상기후 탓 아냐"
"다만 큰 틀서 볼때 기후변화가 배경"
기상청은 이번 가을 폭우의 경우 단발성으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이상기후로 보긴 어렵지만, 그 배경에 지구온난화 등이 깔려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에는 가을임에도 불구,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당일 오전 8시 기준 서울 관측소에선 일 강수량이 68.2㎜를 기록했다. 기존 11월 일 강수량의 극값인 67.4㎜를 넘어 역대 11월 기준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수치다. 당시 서울과 경기, 인천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또 이날은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17.1도를 기록해, 역대 11월 최저기온 중 가장 높은 값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반전 날씨'는 올해 상반기부터 계속돼 왔다.
지난 4월에는 전국적으로 이상 저온 현상을 보였고, 남부지방의 경우 영하권의 기온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당시 전국 곳곳의 농가들은 냉해 피해를 입어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 다음달인 5월에는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때 이른 더위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 달 26일에는 서울 30.2도, 춘천 31도, 강릉 33.5도, 대구 32.2도 등 한 여름을 방불케 하는 기온을 보였다.
'이상한 날씨'는 여름에도 계속됐다.
올해 6월 평균기온은 22.8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보다 높은 기온을 보여야 할 7월의 평균기온은 22.7도로 역대 44위였다.
기상관측망을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후 처음으로 6월 평균기온과 7월 평균기온의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6월 평년기온은 21.2도, 7월 평년기온은 24.5도다.
중부지방의 경우 올해 장마철이 6월24일 시작해 8월16일에 종료, 총 54일을 기록하면서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제주도 장마 기간이 6월10일~7월28일로 49일을 기록해 1위로 나타났다.
당시 기상청은 여름 이상기후와 관련, 북극 고온 현상과 높은 해수면 온도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6월 시베리아에 이상 고온이 발생하면서 대기 정체(블로킹)가 발생해 우리나라 주변에 편서풍(서에서 동으로 부는 띠모양의 바람)이 약해진데다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 유입이 잦았고, 서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이 지연되면서 긴 장마철, 6월과 7월 간 기온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가을 폭우에 대해선 이상기후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장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이상기후'가 아니고 단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이상기상'이란 것이다.
다만 기상청은 그 배경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상기후는 긴 시간 동안 자주 나타나는 것이고, 단발적으로 나타나는 건 이상기후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큰 틀에서 볼 때 그 배경에는 이상기후가 깔려있긴 하다. (이번 가을 폭우처럼) 드물게 나타나던 현상이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인해 자주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이런 게(가을 폭우)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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