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암호 참사 공무원 등 8명 검찰송치…지시 또는 묵인

기사등록 2020/11/20 14:58:31

춘천시 공무원 6명, 업체 직원 2명

시 "지시 확인 안 돼, 무리하게 기소"

[춘천=뉴시스]김태겸 기자 = 의암호 참사가 있던 지난 6일, 인공 수초섬 구하기에 나선 민간 선박에 의해 촬영된 영상을 캡쳐한 모습이다. 당시 춘천 옛 중도 선착장에서부터 떠내려 오던 수초섬은 약 4km 거리에 있는 의암댐 저지선인 와이어(출입제한표시선) 100미터 전까지 경찰정 등을 포함 총 8척의 선박으로 수초섬 구하기에 나섰지만 빠른 유속에 선박들까지 급류에 휩쓸릴 우려가 있어 포기했다. (사진=김보건 춘천시의원 제공) 2020.08.13.patk21@newsis.com

[춘천=뉴시스]장경일 기자 =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사고 관련, 공무원과 수초섬 업체 관계자 등 8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강원지방경찰청과 춘천경찰서는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와 관련 춘천시 공무원 6명과 수초섬 업체 관계자 2명 등 총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 춘천시와 업체는 중도선착장 인근에 인공수초섬을 장기간 임시계류 했음에도 안전성 평가나 진단·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임시계류 기간 중 안전 진단을 실시하지 않았고 업체도 임시계류 중 안전을 위해 닻 8개를 설치해야 했음에도 6개밖에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사고가 발생한 지난 8월 초 집중호우와 북한강 수계댐 방류 등으로 유속이 증가해 사고 위험이 커졌음에도 시와 업체가 수초섬 작업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8월6일 호우와 소양강 댐 방류 등으로 유속이 급증했음에도 수초섬 부유물 작업을 실시하다 수초섬 로프가 끊어져 이를 고정하려다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경찰은 수초섬 임시 계류조치를 내리면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호우와 댐 방류에도 작업을 강행한 점, 책임자들의 적극적인 철수나 작업중지 명령이 없었던 점 등 업무상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사고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

춘천시 측은 경찰수사 결과 및 송치와 관련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작업 지시 여부인데 수사결과에서는 지시라고 하는 내용들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며 "경찰이 무리하게 기소를 했다"고 반박했다.

또 "수초섬이 유실된 건 관리부실이 원인이다"며 "관리부실은 업체 측의 문제며 시청에서는 지시도 내렸는데 공무원들까지 송치한 건 끼워맞추기식 수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8월6일 오전 11시30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던 업체 직원들이 탄 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됐다.

해당 선박들에 탑승한 경찰과 시청 공무원, 시청 기간제 근로자, 업체 관계자 등 8명 중 2명은 구조됐으나 6명은 실종됐다.

이후 실종자들 중 5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1명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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