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韓, 100만명당 확진자 OECD 세번째로 적지만…1명이 1.5명 감염"

기사등록 2020/11/19 15:13:10

주간 100만명당 확진자 20명…OECD 하위 3위

전세계 50~60만명 신규확진…9월 2배·5월 6배↑

재생산지수 1.5 상회…"절대적인 지표는 아냐"

지인모임·직장감염 등 지역사회 소규모 감염↑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서울과 경기, 광주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문진을 받고 있다. 2020.11.1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재희 정성원 기자 = 방역당국은 현재 우리나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세 번째로 적지만, 확진자 1명이 1.5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근 1주간 100만명당 환자 발생 비율이 낮은 3개 나라에 속한다"면서도 "최근 빠른 증가세는 분명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우리나라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20명이다. 주요 OECD 국가들 중 호주(2명), 뉴질랜드(4명)에 이어 세번째로 인구 100만명당 환자 수가 적은 것이다. 이 외에 일본(67명), 미국(2669명), 프랑스(4508명) 등은 확진자 수가 비교적 많은 국가로 분류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면서 확진자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날 방역당국이 제시한 세계보건기구(WHO)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정보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53만6000명이다. 이는 지난 5월1일 8만5000명, 9월1일 21만4000명보다 각각 6.3배, 2.5배 더 늘어난 것이다.

이 단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유행이 진행 중이며, 아직 유행이 진정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징후는 없다"며 "11월 중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일 50만명에서 60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확진자 수도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질병청이 계산한 현재의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는 1.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감염을 전파할 수 있는 환자의 수를 말한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감염자가 늘어 유행이 확산하는 것이다. 앞서 방대본에 따르면 11월 1주간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는 1주차 1.00(수도권 0.94), 2주차 1.21(수도권 1.15)이었다.

이 단장은 "현재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환자 1명이 1.5명 정도의 환자를 전염기간 내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도 "감염재생산지수는 발병일, 확진일, 신고일에 따라 계산하는 결과가 조금씩 달라진다. 수시로 변화 가능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지표로 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행 상황에 대해 이 단장은 "최근 여전히 수도권에서 빈발하고 있으며,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지인모임, 직장 내 감염, 유흥시설 이용 등 지역사회 소규모 감염에 의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이달 6일부터 19일까지 국내 확진자 발생 지역을 분석한 결과 총 확진자의 61.3%는 수도권 지역에서 나왔다. 지역별로 ▲서울 34.9% ▲경기 23.9% ▲강원 6.4% ▲충남 5.1% ▲전남 4.5% ▲경남 4.0% ▲광주 3.0% ▲인천 2.5% 등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발생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지역 집단발생 32.2% ▲확진자 접촉 25.1% ▲해외유입 및 관련 17.6% ▲감염경로 조사 중 15.8% ▲병원·요양병원 등 9.3% 순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단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바이러스를 강하게 배출한다. 발병 이후에도 며칠 동안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며 "증상이 있는 경우 가능한 빨리 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노출돼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검사가 필요한 사람들이 기꺼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한 사회적 배려도 필요하다"며 "막연한 우려로 검사를 제때 받지 못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에 돌아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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