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 종료' 공수처장 추천위…"정치 굴레 벗어야" 목소리

기사등록 2020/11/19 21:01:00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결론없이 끝나

이헌 "정치적중립 등 논란 해소해야"

이찬희 "무조건 연기하려…의미없어"

"정치적 굴레…향후 달라져야" 지적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창환 고가혜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결론 없이 사실상 활동을 종료하면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의 편 가르기를 벗어나지 못했고, 추천위 구성 자체에 문제가 지적되는 등 한계만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추천위는 전날 오후 2시부터 4시간30분가량 3차 회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공은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갔다. 여당은 곧바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꺼내 들었고, 야당은 이에 반발하면서 정치권은 재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날 장시간 회의를 이어간 추천위원들도 추천위가 결론 없이 사실상 해산한 데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며 불만을 쌓고 있는 모양새다.

야당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반대했던 후보 중 '정치적 중립성이나 전관예우의 문제가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는 의구심을 가졌다"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제 하루 표결을 두고 목적달성이 불가능하니 종료해야 한다는 것도, 공수처법 개정에 대한 입법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며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이 개표관리를 했다.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공개되지 않아야 하는데 어떻게 단정적으로 야당 추천위원들이 반대했다는 것을 공개하는지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앞서 이 회장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야당추천위원들은 두 분 다 반대표를 던지니 10번을 투표해도 똑같은 결과에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이미) 보도에 다 쓰여 있었고, 또 비공개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말도 안 된다. 비밀투표는 비밀투표라고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에 있는 법원행정처장과 저를 왜 저쪽(여당)으로 몰아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지난 8월 공수처를 반대한다는 인터뷰도 했다. 처장이나 저는 어느 한쪽으로 정치적 줄을 설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 추천위원들이 무조건 연기시키려는 게 너무 보여 더이상 회의를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 여당 측 추천위원은 활동종료 배경과 관련해 "당연히 자기가 추천한 후보가 됐으면 좋겠지만 '내 후보가 아닐 경우 다른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태도)가 있어야 하는데, (야당은) 아예 없다. 전형적인 비토권 행사"라고 언급했다.

추천위 개선의 필요성도 참여 추천위원 입을 통해 거론된다. 정당 추천위원들이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성향을 배제한 채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공수처장 후보가 추미애 법무부장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연직 3명과 여야 몫 추천위원 등으로 구성된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압축될 수 있는 구조 자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대리인끼리 어설픈 정치꾼 흉내를 내니 회의에서는 백날 해봐야 해도 안 된다"며 "여야가 합의하든 법을 바꾸든 정치인들이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여당 측 추천위원도 "아무래도 정치적인 굴레 속에서 움직이는 상황으로 회의가 진행된 게 맞다"며 "정당은 후보 추천만 하고 추천위원들을 제3의 인물들로 구성하거나, 아예 정당을 빼고 제3의 기관에서 진행하는 등 향후에는 방식이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 gahye_k@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