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브이라이브·팬십…SM과 손
빅히트, 위버스…씨엘·선미 등 타 기획사 입점
엔씨소프트, 유니버스…몬스타엑스·강다니엘 합류
IT업계의 공룡인 네이버뿐만 아니라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보유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여기에 대형 게임사인 엔씨소프트까지 가세하면서 3파전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브이라이브, 팬덤 소통의 시작…SM과 손잡고 '팬십' 강화
아이돌 업계는 팬덤과 아이돌의 소통 창구 플랫폼의 시작을 네이버 브이 라이브(V LIVE)로 본다. 유튜브가 파죽지세로 동영상 시장을 잠식하자, 네이버가 2015년 7월 내놓은 서비스다.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이용자의 상당수가 해외 팬이다. 아이돌이 영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멤버들끼리 함께 즐기는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주면서 인기를 누렸다. 특히 라이브 방송 채팅창 등을 통해 아이돌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 평소 보기 힘든 아이돌의 모습에 팬덤은 열광했다.
브이 라이브 콘텐츠의 대표적인 성공주자가 방탄소년단이다. 브이라이브를 통해 공개한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RUN BTS!)'이다. 무대 위 강렬한 모습과 달리 소소하고 유쾌한 면모를 선보이며 팬덤을 급속하게 늘렸다. 이 콘텐츠는 여전히 브이라이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6월2일(한국시간으로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방탄소년단 공연은 네이버 V라이브 플러스를 통해 생중계했는데, 세계에서 14만명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작년 3월에 브이라이브 유료 멤버십 플랫폼인 '팬십(Fanship)'을 론칭했다. 팬덤을 위한 좀 더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 '레드벨벳' 등 한류그룹들이 대거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월 네이버에서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자사가 운영하던 팬클럽 서비스 '리슨(lysn)'을 '팬십' 플랫폼으로 일원화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한다고도 전했다.
빅히트, 위버스…타 소속사 가수들도 이용
방탄소년단은 그간 브이라이브에서 선보이던 콘텐츠 중 상당수를 위버스로 이전했고, 이전하는 중이다. 작년 11월 방탄소년단의 자체 여행 프로그램 '본보야지' 시즌 4를 위버스에 공개했는데 이전까지 이 시리즈는 네이버 브이 앱 채널로 공개됐었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의 첫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10월 두 번째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역시 위버스를 통해 선보였다. 이 온라인 콘서트는 각각 75만6000명과 99만3000명이 보는 대성공을 거뒀다.
위버스는 오프라인과 연동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는 티켓 매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위버스의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을 통해 MD를 선주문한 덕분에 줄을 서지 않을 수 있었다.
앞서 윤석준 빅히트 공동대표는 위버스와 위버스샵에 대해 '음악 산업의 원스톱 서비스'(one-stop service within the music industry)를 구축하고자 하는 빅히트의 계획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빅히트(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 쏘스뮤직(여자친구), 빌리프랩(엔하이픈) 등 '빅히트 레이블즈' 외에 타 소속사 가수들도 속속 위버스에 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YG '2NE1' 출신 씨엘, JYP '원더걸스' 출신 선미, SM '슈퍼주니어M' 출신 헨리 등을 비롯 드림캐쳐, 피원하모니, 위클리 등이 위버스에 입점했다. 이들는 방탄소년단으로 확보된 위버스의 팬덤과 조직력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다크호스…몬스타엑스·강다니엘 합류
리지니M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NC)도 팬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빌보드 200' 5위에 빛나는 몬스타엑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센터 출신 강다니엘,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차세대 그룹으로 주목 받는 K팝 루키 '에이티즈' 등이다.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Fandom) 활동을 모바일로 언제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게임 회사에서 만드는 플랫폼답게, 모든 팬덤 활동이 기록과 보상으로 제공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직접 꾸미고 뮤직비디오도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Studio)' 기능도 갖췄다.
클렙은 엔씨소프트가 지난 7월 설립한 자회사다. AI 기술과 아티스트가 만나는 서비스를 예고하고 나섰다. 마치 팬과 아티스트가 대화하는 듯한 'AI보이스'를 개발 중이다. 과거 아티스트의 '음성사서함'을 쌍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K팝 사업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하자,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발전속도 역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아바타, 증강현실(AR) 등의 신기술이 K팝 콘텐츠에 적용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기존 플랫폼을 통하면 콘텐츠마다 적지 않은 수수료를 물어야하는 부담도 있는데, 이를 덜어내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중 한곳의 입점을 준비 중인 기획사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에서 보듯, 확실한 팬덤을 구축하면 이를 기반 삼아 아티스트와 팬덤 동시에 성장할 수 있다"면서 "직접적이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은 팬덤의 충성도를 다지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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