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말리는 동네 공항 전락 두렵다"…대구서 비난여론

기사등록 2020/11/17 17:20:14

김해신공항 백지화 "좁은 영남권에 가덕도, 통합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하면 대구·경북 특단 조치 내릴 수 밖에"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등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해신공항 백지화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7.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 =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오후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과를 발표하자 대구에서 문재인 정부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김해신공항 백지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현실화 하는 신호탄을 올렸다는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김해신공항 확장안은 대구·부산·울산·경북·경남 5개시·도 합의에 따라, 세계적인 공항설계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서 3개지역 밀양·가덕도·김해를 대상지역으로 용역 검증을 통해 2016년 6월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결정한 국책사업이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그 결정을 근거로 기본계획수립 용역까지 완료한 상황이다. 이러한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부와 국가의 이익보다는 선거를 의식한 일부 정치권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권이 교체될 때 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바뀔 때 마다 정해진 국책사업이 바뀐다면 이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이며 그에 따른 피해는 모두 우리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부·울·경의 가덕도 건설 음모 강행 시에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좌시하지 않고 막을 것”이라며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향후 있을 대선에서 표에 눈이 멀어 국가의 미래가 걸려있는 국책사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2020.11.17.photo@newsis.com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구상공회의소도 ‘김해신공항 확장안 백지화에 대한 경제계 의견’이라는 성명을 통해 “지난 4년 넘게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어온 김해신공항 확장안이 백지화된 것에 대해 대구경북의 경제인들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정부가 결정했던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정부 스스로 뒤집는 어처구니 없는 결정”이라며 “정치논리에 의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지역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신공항의 입지를 선정하고 이제 첫걸음을 내딛는 대구·경북민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지방의 균형있는 발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김해신공항 확장안 백지화를 철회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대구·경북 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도 성명을 통해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의 이유는 언급할 가치도 없이 졸렬했고 문재인 정권의 속내는 너무나 명료하다”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기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더 강력한 흡입력을 가졌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해신공항 계획은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백지화 결론을 내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서 대기 중인 항공기들의 모습. 2020.11.17. yulnetphoto@newsis.com
이어 “국가백년대계가 걸린 영남권 최대 숙원사업을 정치가 또 덮어 버렸다”며 “좁은 영남권 땅덩어리에 부산 가덕신공항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고추 말리는 동네 공항으로 전락할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해공항 확장안이 폐기된 지금, 두 차례 입지선정 과정에서 밀양에 뒤졌던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한다면 대구·경북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며 “대구·경북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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