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들 "IHO, 일본해 단독표기 승인" 주장 (종합)

기사등록 2020/11/17 17:05:49

요미우리, NHK, TV아사히 등

"IHO, 동해 아닌 일본해 단독표기 승인"

[서울=뉴시스]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1면 톱기사(사진)로 국제수로기구(IHO)가 해도집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는 지침을 계속 요지하기로 잠정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요미우리신문 홈페이지 캡쳐) 2020.11.17.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국제수로기구(IHO)가 디지털 해도(海圖)집에 '동해'와 '일본해'가 아닌 숫자로 해역을 표기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일본 정부와 언론들은 IHO가 기존 해도집에 '일본해'를 계속 단독 표기하기로 했다며 우리나라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일본 보수 성향 언론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조간 1면 톱기사로 이 소식을 전했다. 요미우리는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IHO가 지난 16일 총회를 열고 해도집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는 지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잠정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디지털 버전의 해도집을 새로 만들어 동해나 일본해같은 명칭 대신 숫자로 해역을 표기하는 방안도 잠정 승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일본 정부는 디지털 해도집의 호칭을 둘러싼 논의의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디지털 해도집에 숫자로 표기하기로 한 것은 "IHO가 한국 여론을 배련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디지털 버전에는 모든 해역 명칭이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일본해의 호칭 문제는 직접적으로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 일본 외무성 간부도 이번 IHO 총회 결과에 대해 "'동해'라는 말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것은 일본 호소의 성과"라며 안도했다.

일본 공영 NHK 방송도 같은 날 "IHO는 일본해 표기를 해온 그간의 지침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어 "IHO는 향후에는 해역을 명칭이 아닌 숫자로 표기해 데이터로 관리해 나가는 방안도 함께 승인했다"며 요미우리 신문과 같은 주장을 했다. 

TV아사히도 "한국이 일본해 호칭에 대해 동해 병기 등을 요구하는 문제와 관련해 IHO가 일본해 단독 표기를 계속하기로 잠정 승인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인사들도 같은 주장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종이 (해도집) 쪽에는 일본해가 남는다. 그리고 디지털 쪽은 기본적으로는 전부 숫자, 그런 표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대로 우리나라(일본)의 주장이 통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IHO) 보고서에는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으로서 일본해를 수용하고 있는 가이드 라인을 계속 현행 IHO 출판물에 공식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기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달 최종 확정될 전망으로, 가토 장관은 "일본 정부로서는 정식 채택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일본 측의 '일본해 단독 표기가 유지 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고 반발했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IHO 총회에서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이 제안한 보고서 원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무총장의 보고서는 '해역을 지명 표기 없이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신해도 표준을 개발하고, 기존 표준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준 출판물로서 남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IHO는 세계 각국이 해상로를 안전하게 이용하게 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로, 전 세계의 지도 제작 지침이 되는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를 간행하고 있다. '1929년 초판부터 1953년에 간행 된 현행 제 3 판까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있다.

이에 한국은 북한과 함께 1997년부터 일본해와 동해가 병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으나, 일본 정부는 "일본해는 국제적으로 확립한 유일한 호칭이다"며, IHO의 지침과 세계 각국의 고지도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정당성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일본은 19세기부터 국제적으로 일본해가 사용돼 왔다며 한국 측 주장의 근거가 없다고 반발해 왔다.

한편 IHO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화상 형식으로 총회를 개최하고, 동해와 일본해 병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총회 결과는 12월1일자로 정식 발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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