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바이든에 축하인사 뒤 폼페이오와 비공개회담

기사등록 2020/11/17 07:43:03

어색하고 조용한, 비공개 의전으로 진행

기자회견도 없애 선거승복 질문기회 박탈

터키방문도 종교지도자와 면담, 정부 회담 없어

[르부르제=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이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제이미 매코트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오른쪽) 와 항공기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2020.11.17.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외교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맞아 16일(현지시간)  비공개회담을 가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 축하인사를 하고 당선을 인정한 거북스러운 상황에서 되도록 조용히,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가 대통령궁인 엘리제 궁에 도착했을 때 환영의 팡파레 조차 없었던 것은 마크롱 프랑스정부가 이미 바이든 시대를 고대하고 있는 기본적인 태도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기자회견조차 없어서 언론인들은 마크롱 정부에게 장-이브 르 드리앙 외교부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서로 만나서 미국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등 복잡한 상황에 관해 의견을 나눴는지 질문을 할 기회조차 박탈 당했다. 평소 같으면 르 드리앙장관은 폼페이오를 자기 사무실에서 맞는 대신 엘리제궁에서 만난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실은 폼페이오 장관의 프랑스 방문이 "예방"( 禮訪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프랑스 외무부는 폼페이오와 마크롱 대통령이 세계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들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거기에는 극단주의 폭력집단에 대한 대응책,  이란의 위협적 행동,  레바논에서의 헤즈볼라의 악영향같은 사안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데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성조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한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나의 좋은 친구 르 드리앙 장관과 만나서 중요한 문제들을 토론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 미국과 프랑스의 대서양 지역 동맹관계가 강력한 이상 우리가 정복하지 못할 문제들은 없다"는 글을 썼다.

미국 국무부도 폼페이오장관과 르 드리앙장관이 나토 문제와  아프리카 사헬문제, 리비아 문제등을 논의했으며 "우리의 강력한 동맹 활동으로 유럽에서의 중국 공산당의 악영향에 맞서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양국의 연합 작전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폼페이오의 프랑스 방문은 의문 투성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왜 그처럼 멀리,  대부분 봉쇄에 들어간 파리에서 3일간이나 머물면서 , 그 처럼 소득도 불확실한 방문을 했느냐는 것이다.

폼페이오 방문단의 관리들은 프랑스 당국이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기자회견을 마련할 수 없다는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장관은 지난 주 트럼프의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하면서 " 트럼프 정부 2기로의 무난한 정권이양"을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주 바이든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의 당선을 이미 축하했다.

폼페이오장관은 마크롱, 르 드리앙과 만나기 직전에 파리의 유명 호텔 엥발리드 앞에 빨강,하양, 파랑의 3색 꽃다발을 바쳐 파리 테러 현장의 희생자들을 추모했지만 그 행사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폼페이오는 파리를 거쳐 터키로 가서 이스탄불의 종교지도자들과 만나지만 정부 관리들과의 면담은 없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들은 터키에서 공식 일정이 없는 것은 너무 짧은 방문 탓에 스케줄을 잡기 어려워서였다며 터키정부 측에서 수도 앙카라에서 이스탄불로 옮겨올 시간이 없어서라고 말하고 있다.

이 소식통들은 터키 정부 인사와의 회담은 12월초에 나토 외무장관 회의 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는 터키의 정교회지도자들과 만나서 종교의 자유와 박해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일정에는 가자지구 서안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포함되어있다.  이 곳은 그 동안 전임 국무장관이 기피했던 방문지이기도 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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