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전태일 무궁화장 추서에 "열악한 노동자의 삶 개선해야"

기사등록 2020/11/12 16:47:33

양대노총 "취약노동자의 '나은 삶'이 전태일 정신'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 참석해 전태일 열사의 둘째동생 전순옥 씨 옆의 의장병이 들고 있는 추서판에 부장을 걸어주고 있다. 2020.11.12.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고(故) 전태일 열사에게 무궁화장을 추서한 것에 대해 노동계는 반기면서도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인 다수 노동자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2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고인에게 무궁화장을 추서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열사가 살아있다면 그가 바라는 것은 훈장보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노동자들의 더 나은 삶일 것이고 그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했다.

한국노총은 "전태일이 마음 아파했던 청계천 평화시장 시다들은 2020년 대한민국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면서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열사가 외쳤던 '근로기준법 준수'의 사각지대에 있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산재사고 발생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한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노동정책이 훈장 추서에 멈추지 않고 열사의 정신이 실현되는 노동존중 대한민국으로 까지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더욱 강경하게 취약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전태일 열사의 영전에 바칠 것은 열사의 정신을 호도하는 훈장이 아닌 전태일 3법"이라며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전태일 3법 제정에는 응하지 않고 노동법 개악안 의사를 고수하며 벌이는 이 같은 행각에 분노한다"고 했다.

이어 "전태일 열사는 50년전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며 화형식을 거행하며 항거했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454만9000명에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노동 기본권을 부정 당하고 있는 천만 비정규직 전태일은 훈장을 거부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6일 전태일 열사 묘역을 참배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서도 "코로나 위기를 틈타 폭력적인 정리해고가 자행되는 노동현실을 외면한 채, 노동조합 활동을 봉쇄하는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이 장관은 묘역을 참배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그의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태리씨를 청와대로 초청해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최고등급으로 노동계 인사로는 전태일 열사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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