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남자' 클레인, 잔뼈 굵은 베테랑 전략가…'에볼라 차르' 별명도

기사등록 2020/11/12 16:23:34 최종수정 2020/11/12 17:06:13

1980년 후반, 바이든 법률비서로 첫 인연

앨 고어 등 민주당 지도부 두루 보좌

경제위기·에볼라 사태 대응서 큰 역할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 준비 도맡아

[워싱턴=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수십년 측근 론 클레인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낙점했다. 사진은 2014년 10월22일 백악관에서 에볼라 대응 책임을 맡고 있던 클레인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있는 모습. 2020.11.12.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전격 발탁한 론 클레인은 다양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 전략가로 평가 받는다.

이날 미 언론들에 따르면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클레인 변호사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민주당 행정부와 의회를 오가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때론 법률가로, 때론 사업가로, 때론 로비스트로 변신하는 등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인사다.

경제 위기, 에볼라 사태 등 국가적 위기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역량도 증명했다. 특히 에볼라 사태 때는 백악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에볼라 차르(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를 "법률적인 사고력과 정치적 감각을 지닌 전략가"라고 소개했다.

WP는 그가 거의 모든 민주당 지도자와 함께 일한 것처럼 보인다며 그의 다양한 이력을 평가했다.

클레인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닛 리노 법무장관 비서실장, 앨 고어 전 부통령 비서실장,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의원 수석정책 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과의 인연은 30여 년에 이른다.

이들은 1980년대 말 상원의원과 하버드 로스쿨 졸업생으로서 처음 만났다. 클레인은 상원 법사위원장이던 바이든의 수석 비서관으로 그를 보좌했다. 1991년 성추문 의혹이 불거졌던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에선 바이든의 최고 법률 고문이 돼 줬다.

이후 고어 전 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어 전 부통령이 20년 전 대선 당시 플로리다에 재검표를 요구했을 때에도 전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영화 '리카운트'(Recount)에서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클레인의 역을 분하기도 했다.

2009년 바이든이 부통령이 되자 그는 다시 비서실장으로 곁으로 돌아왔다. 2016년 일찌감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면서 바이든 당선인과 잠시 소원해졌지만 지난 8월부터 무보수 선거운동 수석보좌관을 맡으며 토론 준비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관계를 회복했다.

클레인은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토론을 자문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해왔다.

1992년 클린턴 전 대통령, 2000년 고어 전 부통령의 토론 준비에 힘썼고 이후 존 케리,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바이든에 이르기까지 모든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토론 준비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그가 수행한 경제 위기 및 에볼라 사태 대응에서 평가받고 있다.

2009년 바이든 당시 부통령 비서실장으로 787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관장했는데 이 법안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더 악화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4년엔 에볼라 사태 대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 때문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종종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건강보험개혁법(ACA)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0.11.11.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인사들은 클레인의 지명을 환영했다.

당 내 진보 성향의 대표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탁월한 선택"이라며 "그는 보건 및 경제 위기를 이해하고 있으며 차기 행정부를 이끌 경험도 갖췄다"고 환영했다.                

외신들은 클레인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돼 왔다면서 그의 과거 이력을 집중 조명했다.

가디언은 "바이든이 오바마의 '에볼라 차르'인 클레인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당선인은 그의 행정부의 첫 고위 인사로 클레인을 선택했다"며 "클레인은 바이든을 수십 년 간 보좌한 측근이자 노련한 전략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날카롭게 비판해 왔다"고 소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의 발빠른 움직임은 내년 1월20일 정권 인수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