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08년 출간되어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은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괴팍하지만 매력 넘치는 주인공이 11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후속작 '다시, 올리브'에는 좀더 나이를 먹고, 더 외로움에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지독하게 '올리브다운' 모습의 주인공 올리브 키터리지가 있다.
총 13장으로 이뤄진 이 소설은 올리브가 칠십대 중반에서 팔십대 중반이 될 때까지, 십여 년에 걸친 말년의 인생을 다룬다. 올리브의 비중은 장마다 다르고 때로는 스쳐가듯 등장하지만 그녀는 작품 전체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리우며 일련의 이야기들을 하나로 결속한다.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어느 날 카페에 앉아 있다가 눈앞에 불현듯 나이든 올리브가 차를 몰고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순간 "오 이런, 올리브가 돌아왔구나"라고 개달은 작가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녀의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퉁명스럽고 무뚝뚝하며 직설적인, 그러나 결국 우리가 공감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올리브의 두번째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가 그리는 노년의 삶은 느긋하거나 여유롭지도, 지혜와 통찰로 충만하지도 않다. 나이든 육신은 사춘기에 막 들어선 청년의 몸만큼이나 낯설고 혼란스럽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빈자리에 수시로 엄습하는 외로움과 공포는 낡고 해진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정연희 옮김, 476쪽, 문학동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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