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편지' 수사 속도…접대날짜·로비실체, 규명될까

기사등록 2020/11/07 06:01:00

남부지검 형사6부, '야당정치인' 압색

이강세 전 광주 MBC 사장 재조사도

검사 향응·수수 수사팀도 조사 적극적

접대 날짜·로비 실체 파악 등은 과제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0.04.26.semail3778@naver.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검사 술접대와 야당정치인 로비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하지만 접대 날짜 특정부터 애를 먹는 등 실제 성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월요일인 지난 2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을 정계 인사와 연결해 준 의혹을 받는 인물로, 검찰이 그를 재조사하는 것은 김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전면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검찰은 이어 4일에는 김 전 회장 옥중편지에서 '야당 유력 정치인'으로 지목된 윤모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 우리금융그룹 회장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처음 공개한 옥중편지에서 야당 유력 정치인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하고 우리은행 행장 및 부행장에 대한 로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거론된 인물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건 검찰이 이 내용에 대한 수사에 본격 돌입했다는 의미이다.

이와 함께 '검사 술접대' 관련 수사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전담팀(팀장 형사6부 부장검사 김락현)은 최근 수사팀 인원을 1명 증원했다.
[서울=뉴시스]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이 지난달 16일 자필 형태의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2020.10.16. photo@newsis.com
지난 4일에는 김 전 회장을 소환해 약 6시간40분 동안 조사했다. 이는 검사 술접대 의혹에 대한 3번째 조사로, 김 전 회장은 남부구치소에서 이미 2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렇듯 검찰이 김 전 회장 편지를 토대로 한 수사의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실제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주장의 사실 여부를 판가름할 접대 날짜 특정부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접대 장소라는 F룸살롱은 김 전 회장의 단골 접대 장소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이 특정되지 않으면 접대받았다는 검사들의 알리바이 확인 등 수사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 자체가 녹록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인 로비 의혹도 수사가 쉽지 않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대표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로비 실체를 알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력 야당 정치인으로 거론된 윤 변호사는 "김봉현을 전혀 모른다.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다만 이들 수사가 진전되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전반에 대한 수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1일 2차 옥중편지에서 라임 사태 '몸통'이라고 주장하는 메트로폴리탄 김모 회장이 야당 정치인 관련 청탁 사건을 주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만약 이 주장이 맞는다면 '야당 정치인 수사'는 더 확장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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