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관리원 암행검사, 당일 논산 주유소 주유한 차도 고장"

기사등록 2020/11/06 14:35:06

10개월 간 9차례 검사 모두 ‘정상’…가짜 경유 버젓이 판매

관리원 “시간대 별 치고 빠지기식 판매 추정… 의혹 없다”

차주 "이상한 점 너무 많아…규정따라 검사했는지 의문"

[논산=뉴시스]카드 회사가 피해자에게 발급한 결제한 카드 내역 확인서
[논산=뉴시스]송승화 기자 = 한국석유관리원이 가짜 경유를 판매한 충남 논산 A주유소에 암행 검사를 벌인 당일과 다음날 주유한 차량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리원의 검사 감독 관리 부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A주유소는 최근 10개월 동안 석유관리원이 9차례나 진행한 암행 및 정기 단속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검사 결과는 매번 ‘정상’으로 나왔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검사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석유관리원이 A주유소를 마지막으로 점검한 시기는 지난 10월 19일이다. 이날은 가짜 경유로 차들이 고장으로 멈추었으며,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일주일 전이다.

특히 석유관리원이 A주유소를 마지막으로 검사한 이날과 다음날 경유를 넣은 후 차가 멈췄다는 차주들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차주는 3명으로 주유 시간대도 오전, 오후, 다음날 등 다양하다.

차주 B씨는 해당 업소에서 주유했던 당시 신용카드 결제한 명세를 제시하며 “주유를 했고 이후 문제가 생겨 공업사에 수리를 맡겼는데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기름에 문제가 있었는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유관리원은 “암행 검사 때마다 차에 다른 번호판을 달고 바꿔가며, 다른 검사원을 투입해 규정에 따라 검사했다”라며 “관련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해당 주유소가 종일 가짜 경유를 판 게 아니라, 하루 몇 시간씩만 판매하는 치고 빠지기식으로 판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차주들은 석유관리원이 제대로 검사를 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차주 C씨는 “(주유소를)갈 때마다 일부 주유기 앞에 ‘수리중’이라고 붙어 있었는데, 나머지 주유기로 시간대별로 정해놓고 암행 단속이 나오면 정상 경유를, 일반 손님이 오면 가짜 경유를 판다는 것 자체가 전혀 이해가 안 간다”라며 “경찰은 이와 관련된 부분도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유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이윤을 높이기 위해, 등유도 아닌 폐윤활유를 섞고, 대리(바지) 사장까지 두면서 영업을 한 곳이 시간을 정해 가짜 경유를 팔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며 “이렇게 복잡한 방식이 아닌 간단한 방법으로 부정을 했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라며 "관리원이 규정에 따라 의혹 없이 정상적으로 검사했다면, 스스로 수사 의뢰를 해 이번 기회에 잘잘못이 있는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제 된 충남 공주와 논산에서 검사하는 한국석유관리원 대전·세종·충남 본부의 단속 인원은 1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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