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개표 중단 요구에…판사 "제발 어른답게"

기사등록 2020/11/06 12:00:33 최종수정 2020/11/06 16:04:53

트럼프 측, 공정한 개표 참관 보장하라며 소송

기각 결정…판사 "민주·공화당 60명씩 참관하라"

트럼프 측에 "대체 뭐가 문제냐" 짜증 내기도

[해리스버그=AP/뉴시스]5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주도 해리스버그의 주 의사당 앞에서 한 여성이 모든 표의 개표를 요구하는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2020.11.06.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3일차인 5일(현지시간) 법원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개표를 중단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CNN, NBC뉴스 등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지명한 폴 다이아몬드 펜실베이니아 동부 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오후 트럼프 캠프 측이 낸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법원은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필라델피아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측 참관인이 6피트(1.8m) 거리에서 개표 과정을 지켜보도록 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공화당이 이 같은 권리를 민주당과 동등하게 행사하는 걸 필라델피아 선거관리 당국이 방해했다면서 가처분신청과 비슷한 금지명령(injunction)을 냈다.

다이아몬드 판사는 개표를 둘러싼 법정 싸움에 분노하고 좌절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그는 화난 어조로 "정말이지 여기서 책임 있는 어른이 돼서 합의를 볼 수 없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시내 컨벤션 센터에 양당이 각각 60명씩의 참관인을 들여보내는 방안에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양측은 이 안에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 측은 자신들의 참관인 한 명이 개표 현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개표 장소에 트럼프 캠프 측 인사는 한 명도 들어가지 못했냐는 취지로 묻자 캠프 소속 제롬 마커스 변호사는 "방 안에 (우리쪽 참관인이) 아무도 없었던 건 아니었다"라고 시인했다.

그러자 다이아몬드 판사는 "미안한데 그러면 대체 뭐가 문제냐"고 되묻기도 했다. 또 "세계가 필라델피아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개표 현황 지도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11시20분 기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해 트럼프 대통령(214명)을 앞서고 있다.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 달성까지는 17명이 남았다.

현재 바이든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네바다주(선거인단 6명)와 애리조나주(11명)에서 승리를 확정하면 바이든 후보는 당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우위인 펜실베이니아,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외 네바다를 가져오면 이긴다. 다만 현재 조지아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율이 퍼센트 기준 49.4%로 동률 수준이 됐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0.7%포인트(약 4만8000표)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특히 불만을 제기하는 건 우편투표다.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에는 250만명 넘게 참여했으며 이중 민주당원(164만명)이 공화당원(58만명)보다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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