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경 "838억 선거비가 성인지 감수성 학습비냐"
임이자 "세상이 급변하는 시점에 여가부만 거꾸로"
與 "예산 논의에 집중" vs 野 "발언 제약해선 안돼"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보궐선거에 드는 비용 838억원은 서울시와 부산시가 부담할 것이므로 결국 국민의 세금이 쓰일 것이다. 성인지 관점에서 838억원의 선거 비용이 피해자들이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 있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의원이 "838억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위한 전국민 학습비라고 생각하는 것이냐"라고 재차 추궁하자, 이 장관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를 위해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내려고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다시 윤 의원이 "장관님! 참 편하십니다.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서 발생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드는 838억원이라는 예산의 성격이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정책방향과 역행한다고 생각하는데 장관님은 순행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하자, 이 장관은 "한국사회가 굉장히 가파르게 성장을 하면서…"라고 말했다.
윤 의원이 장관의 말을 자르고 "여가부 장관이 변명이라고 국민을 대변해서, 이 정부를 대변해서 할 수 있는 대답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장관은 "정부를 대변한다기보다도 성평등 문화에 대한 인식차가 굉장히 다양하다"면서 "그래서 그 인식 차를 줄이기 위해서 저희도 굉장히 집중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지만 그 교육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성범죄냐, 아니냐"는 윤 의원의 질문에는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즉답을 피하고,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조직문화를 바꾸고 성인지 인식이 보다 균질화되는 데 최선을 다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정성호 위원장이 "내년도 정부 예산에 대한 종합정책질의인 점을 판단해서 적절하게 질의를 해달라"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과거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정현백 여가부 장관 발언과 비교하며 "당시 정 장관은 피해자가 고소한 후 권력형 성범죄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법무부 장관도, 검찰총장도 아니면서 수사 중이기 때문에 권력형 범죄라고 말을 못하냐. 지나가는 소가 웃는다"며 "세상이 급변하는 시점에 여가부만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러 의원들이 박원순 시장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인권위에서 조사 중"이라며 "정쟁수단으로 전락하면서 피해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라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예결위는 예산을 논의하는 자리니까 관련 발언을 자제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피해자 인권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며 박 전 시장 관련 발언 자제를 당부했으나 윤 의원은 "정쟁이 아니라 성인지 예산과 연관시켜 얘기한건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당황스럽다"고 반박했다.
결국 야당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나서서 "예결위는 국정전반에 대해 어떤 종류도의 질문을 할 수 있다"며 "평가는 국민이 하고 책임도 의원이 지는 것이다. 어떤 형태의 발언도 제약하거나 어떤건 질문하고 다른건 안 된다는 식은 매우 곤란하다"고 발언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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