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남기 사의에 "정치가 경제 덮어…패싱 논란 계속 나올 것"

기사등록 2020/11/04 15:42:13

주호영 "홍남기 주장, 번번이 당·청에 밀렸던 것 같아"

황규환 "사표 이유, 당청과의 이견인 것 곱씹어봐야"

"청와대, 여당이 무조건 따르라는 행태 한두 번 아냐"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0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최서진 기자 = 국민의힘은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데 정치가 경제를 덮으니까 사표를 낸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이 주최한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직후 뉴시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국가부채비율이 내년에는 46%를 넘는 상황이 오는데 기회 있을 때마다 홍남기 부총리가 (현 수준을) 지키려고 했지만 번번이 당·청에 밀렸던 것 같다"며 "'내 권한 하에 내 정책을 펴지 못한 채로 내가 나중에 다 책임을 질 순 없다'는 절박감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표가 반려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와서 반려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강한 뜻을 표시한 걸로 봐서 오래 자리를 지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04. mangusta@newsis.com
국민의힘 황규환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홍 부총리의 사의표명 이유가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 당청과의 이견이라는 것은 곱씹어 볼 대목"이라며 "사실상 4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아집(我執)이 전문가, 관료 그룹의 전문성과 소신, 정책을 지배하려 할 때의 폐해에 다름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재정준칙 도입, 재난지원금 지급, 2차 추경 증액 등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피력했지만 그때마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를 힘으로 억눌렀다"며 "정치인이 아닌 이들에게 청와대와 여당이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행태는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패싱' 논란의 김동연 전 부총리가 그랬고,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러하며 미담 제조기 최재형 감사원장이 그러했다"며 "다른 목소리에 귀를 막는 정권의 오만과 무조건 자신의 뜻에 따르라는 독선이 계속되는 한 돌발사표로 손절하는 제2, 제3의 홍 부총리도 계속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전날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 강화 논란에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는 2018년 2월 이미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된 만큼 내년 4월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고수했지만, 지난 1일 고위 당정청에서 현행대로 10억원을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대주주 논란과 관련해) 누군가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오늘 사의 표명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의 사직서를 반려하며 재신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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