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아프간 카불대서 총기 테러…학생·교수 40여명 사상(종합)

기사등록 2020/11/03 08:56:52

IS, 아프간 법학부 연수원 공격…신임 판사·수사관 노린 듯

교정서 이란 대사 참석한 도서전 열렸지만 사상자 無

아프간 정부, 국가 애도일 선포…배후 추적·섬멸 선언

[카불=AP/뉴시스]아프가니스탄 경찰이 2일(현지시간) 총격전이 벌어진 카불대 교정에 도착했다. 2020.11.0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아프가니스탄 국립대인 카불대에서 무장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40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아프간 정부는 국가 애도일을 선포하고 책임자 처벌을 다짐했다.

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영자매체 톨로뉴스와 아프간타임스에 따르면 무장 괴한 3명이 이날 오전 11시께 카불대 법학부 연수원 교사에 진입해 학생과 교수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카불대 정원은 2만5000명에 달한다. 당시 연수원에는 수백명이, 전체 교정에는 수천명이 있었다.

대부분은 아프간 보안군이 확보한 출구 등을 통해 탈출했지만 4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타릭 아리안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여학생 10명과 교수 1명 등 적어도 19명이 이번 테러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22명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사망자가 22명, 부상자가 22명이라면서 사상자 대부분이 학생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부상자가 위독한 상태로 사망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당시 카불대에서는 이란 대사가 참여하는 이란 도서전이 열려 고위층 인사 다수가 행사장에 머물렀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한 목격자는 톨로뉴스에 "무장괴한들은 마주친 모든 사람에게 총을 쐈다"며 "나는 교실 구석에 숨어있어 살아남았지만 급우 14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전했다.

무장괴한 3명은 카불대 교정을 봉쇄한 아프간 보안군과 수류탄과 자동화기를 동원해 교전을 벌이다 범행 6시간만에 모두 사살됐다. 테러 감시단체인 SITE 인텔리전스 그룹은 이슬람국가가 새로 졸업하는 아프간 정부 소속 판사와 수사관들을 목표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IS는 이날 성명을 내어 "조직원 2명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해당 조직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이는 아프간 정부가 용의자를 3명으로 지목한 것과 상충된다고 AP는 전했다. IS가 성명에서 이란 대사나 도서전을 목표로 삼았다는 의도를 드러내지는 않았다고도 했다.

IS는 지난 2014년부터 아프간 지역에 등장했다. 이후 시아파 무슬림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고 수십건의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초 카불에 위치한 한 산부인과 병원을 공격해 산모와 신생아 25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4일 카불의 한 시아파 교육기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도 배후를 자처하고 있다. 이 테러로 학생 24명이 죽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국가 애도일을 선포했다. 그는 "무고한 학생들이 흘린 핏방울에 대한 복수를 할 것"이라면서 "보안군이 적들을 추적해 섬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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