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세계적 문제에 공동 이해 필요"...바이든 선호 시사
미국·유럽 서구동맹 관계, 트럼프 임기 동안 악화일로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타게스슈피겔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직후 미국 정부에 범대서양 '뉴 딜'(New Deal·새로운 합의) 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3일 미국 대선 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선거 결과 예상에 관해선 "외무장관으로서 내가 다른 나라 선거 결과에 대해 개인적 소망을 말한다면 위험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이 다자 협력을 미국의 힘으로 여기는 전통을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독일 정부가 바이든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도이체벨레는 풀이했다.
마스 장관은 "우리는 트럼프가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을 모조리 미국의 가장 큰 적이라고 묘사하는 것을 들어야 했다"며 "이런 일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기후 보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디지털화 등 세계적 문제를 다루려면 국제사회에 '게임의 법칙'을 놓고 공동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함께 한다면, 서로의 말을 잘 듣고, 서로에게서 배운다면 미래의 과제를 해결하기 훨씬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는 유럽국들과 불화로 이어지면서 서구 동맹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 이란 핵합의 등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조율하고 체결한 약속들을 미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 탈퇴했다.
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들의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 미국과 EU간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논의는 중단됐고, 상호 간 관세 다툼이 불거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에는 독일 주둔 미군의 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유럽 주요국인 독일을 '채무 불이행'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하게 압박했다.
리서치업체 BVA가 지난달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5개국 시민 1만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서 유럽인들은 트럼프 재선보다 바이든의 당선을 선호한다고 나타났다.
브뤼셀 싱크탱크 유럽정책연구소의 자니스 에마노일리디스 소장은 "우리가 어떤 형태의 현상 유지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순진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옛날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선 이후) 범대서양 관계에는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바이든이 대통령이라면 상황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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