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벤투 감독, 손흥민 '월클' 질문에 "겸손한 선수"

기사등록 2020/11/02 12:58:50

유럽파만 7명 발탁…완전체 총출동

오스트리아서 멕시코(15일)·카타르(17일) 두 차례 평가전

엄원상·윤종규·정태욱, 벤투호 최초 발탁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남자 축구 A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1.0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11월 유럽 원정길에 오르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손흥민(토트넘)의 활약상을 칭찬하면서도 대표팀과의 비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설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벤투호는 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출국해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5시 멕시코(비너 노이슈타트 스타디움), 17일 오후 10시 카타르(BSFZ 아레나)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4일과 8일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을 치르는 전북과 울산 소속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따로 출국한다.

유럽 원정 평가전엔 '최정예' 멤버가 뜬다. 유럽파 7명을 포함해 해외에서 뛰는 선수가 12명 이름을 올렸다.

또 김학범 감독의 23세 이하(U-23)대표팀 주축 멤버인 엄원상(광주), 윤종규(서울), 정태욱(대구)은 처음으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그동안 2명의 감독(포체티노, 무리뉴)과 보여준 활약은 매우 좋다. 대표팀에 왔을 때도 좋은 활약을 했다. 다만 소속팀과 대표팀 활약을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환경이 다르고 물리적으로 훈련할 시간도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남자 축구 A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1.02.  chocrystal@newsis.com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2020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레바논전과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 중이다. EPL에선 8골로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과 득점 공동 선두다. 손흥민 활약에 토트넘은 리그 2위까지 도약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 향해 "월드클래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많은 분이 월드클래스냐 아니냐는 것을 궁금해하겠지만, 우리가 아는 손흥민은 항상 겸손하고 본인이 어떤 부분을 원하고 이해하는지 아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호칭을 받는지 여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당연히 좋은 능력을 갖췄고, 앞으로도 대표팀에 와서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벤투호의 11월 유럽 원정 평가전 첫 상대인 멕시코는 1994 미국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7회 연속 16강에 오른 강호다. 지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선 한국이 멕시코에 1-2로 졌다.

두 번째 상대인 카타르는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팀이다. 상대전적에선 한국이 4승2무3패로 앞서지만, 지난해 1월 아시안컵 8강에선 0-1로 패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남자 축구 A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1.02.  chocrystal@newsis.com
벤투 감독은 "두 팀을 상대로 어떤 동기부여나 설욕 감은 전혀 없다.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을 주의시킬 것이다. 복수란 감정을 가지고 경기를 하면 패배할 가능성만 커진다. 경기에 집중하고 우리의 축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해외파 공격수 활용 방안은.

"모든 선수의 소속팀 활약을 관찰해왔다. 그 모습과 비교해 대표팀에선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중이다. 황의조는 이번 시즌 적게 뛰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도 소속팀과는 다른 포지션에서 뛰었다. 대표팀에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올 때 가장 활약이 좋았다. 황희찬은 환경이 달라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3위를 한 팀에서 치열한 경쟁 중이다.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도움이 되는 선수다. 최전방 모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달리 대표팀에선 어려움을 겪는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2명의 다른 감독(포체티노, 무리뉴)과 보여준 활약은 매우 좋다. 대표팀에 왔을 때도 좋은 활약을 했다. 소속팀과 대표팀 활약을 비교하는 건 무리다. 환경이 다르고 물리적으로 훈련할 시간도 부족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두 곳의 활약을 직접 비교하는 건 어렵다"
[런던=AP/뉴시스]손흥민이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웨스트햄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45초 만에 해리 케인의 도움을 받아 리그 7호 골을 넣었고 이어 해리 케인의 골에 리그 2호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후반 세 골을 허용하며 3-3으로 비겼다. 2020.10.19.
-김승규 대신 이창근이 발탁됐는데.

"김승규는 일본 J리그 규정상 소집할 수 없었다.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이창근은 골키퍼 풀에 있던 선수다. 전체 풀에서 2명이 J리그에 있었다. 일부 선수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창근은 우리가 원하는 골키퍼 능력, 특히 공격적으로 부합하는 선수라 발탁했다. 송범근은 U-23에 선발됐는데, 전체적인 걸 종합해 이창근을 뽑았다"

-원두재와 정태욱의 발탁 배경은.

"원두재는 좋은 능력을 갖췄다. 2가지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수비와 미드필더에서 다 좋았다. 지난 10월 소집 때도 좋았다. 약간의 부상으로 2차전을 못 뛰었지만, 전체적으로 잘했다. 정태욱은 대구에서 스리백의 오른쪽 혹은 가운데에 나오는데, 올림픽팀에선 포백의 센터백이다. 우리도 센터백으로 가능성을 확인해보겠다. 공중볼 경합 능력이 좋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력을 보여줄지 궁금해 발탁했다"

-엄원상도 최초 발탁이다.

"소속팀과 U-23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을 지켜봤고 그걸 바탕으로 뽑았다. A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올해처럼 A매치가 없는 시기에는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기회에서 선수를 점검해야 한다. 대표팀에서도 얼마나 빨리 적응하지는 보고 싶다"
[번리=AP/뉴시스]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0-21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번리와의 경기를 마치고 무리뉴 감독과 얘기하고 있다. 손흥민은 후반 31분 해리 케인의 헤딩 패스를 받아 헤딩으로 결승 골을 넣어 시즌 10호 골을 기록했고 토트넘은 1-0 승리를 거뒀다. 2020.10.27.
-평가전이 열리는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다. 전 세계적인 문제다. 우리는 협회나 정부의 방역 지침을 잘 이행하고 준비할 것이다. 현지에서도 방역 수칙을 잘 따라야 한다. 어렵게 하게 된 A매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선수들 본인 스스로 잘 지키고, 동료를 지킨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안전하게 경기를 치르도록 방역 지침을 잘 따르겠다"

-멕시코와 카타르전 복수전이 될 수도 있는데.

"두 팀을 상대로 추가적인 동기부여나 설욕감은 전혀 없다.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주의시킬 것이다. 이런 감정을 가지면 패배할 가능성이 커진다. 경기에만 집중하고 우리의 축구를 해야 한다. 상대를 분석하고 우리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과거에 졌다고 감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축구에선 그런 걸 생각할 시간적인 여력도 없다"

-황인범은 러시아 진출 이후 얼마나 성장했나.

"황인범은 이미 능력이 있는 선수다. 거기서 더 발전했다. 이미 미국에 가기 전 국내에서도 상당한 능력을 보여줬다. 그때도 유럽에 갈 능력이었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게 정상이다. 축구 지능이 매우 높다.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뉴시스】고범준 기자 = 23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대한민국-멕시코의 경기, 한국의 손흥민이 슛팅을 하고 있다. 2018.06.24. bjko@newsis.com
-최근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을 월드클래스라 극찬했다.

"손흥민은 항상 모범이 되는 선수다.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당연히 많은 분이 선수가 월드클래스인지 아닌지 궁금해할 것이다. 우리가 아는 손흥민은 항상 겸손하고 본인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였다. 또 앞으로 더 나아지려면 어떤 걸 발전시켜야 하는지도 안다. 월드클래스 호칭을 받았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손흥민은 당연히 능력이 좋은 선수다. 앞으로 대표팀에서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보탬이 되길 바랄 뿐이다"

◇축구대표팀 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26명)

▲GK = 조현우(울산) 구성윤(대구) 이창근(상주)

▲DF = 김민재(베이징궈안) 권경원(상주) 박지수(광저우헝다) 원두재(울산) 정태욱(대구) 김진수(알나스르) 홍철(울산) 김태환(울산) 김문환(부산) 윤종규(서울)

▲MF = 손준호(전북) 정우영(알사드) 황인범(루빈카잔) 이재성(홀슈타인킬) 남태희(알사드) 권창훈(프라이부르크)

▲FW =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이동준(부산) 나상호(성남) 엄원상(광주) 황의조(보르도)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