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득표 수 비공개…내외신 보도 일방적 주장" 판세 일축
美, 공개 지지 효과 자체 분석?…백중열세→역전 가능성
靑 "그동안 총력 지원…추후 입장은 정부 부처에서 설명"
北 서훈 안보실장 원색 비난…靑 "따로 응답할 필요 없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9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후보가 WTO 선호도 조사에서 상대 나이지리아 후보에 크게 뒤졌다는 내외신 보도와 관련해 "선호도 조사 결과가 곧 최종 결론은 아니다"라며 "아직 특별이사회 등 공식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WTO는 개인별 득표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나이지리아 후보의 구체적인 득표 수가 언급된 내외신 일부 보도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이러한 반응은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 과정을 거쳐 합의 추대 방식으로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선거 특성상 남은 기간 유 후보자의 '막판 뒤집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이 유 후보자를 공식 지지하고 나서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는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는 WTO의 공식 발표 이후 "미국은 유 후보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라고 공개 선언했다.
청와대가 WTO 사무총장 최종 선출까지 절차들이 남아있다고 언급한 것은 향후 주어진 10여일 간의 최종 후보자 선출을 위한 내부 합의 과정 동안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읽힌다. 맹추격에서 출발해 백중열세(伯仲劣勢)의 상황을 조성한 여세를 몰아 근소한 차이로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4일로 예정됐었던 선호도 조사 마감이 27일로 늦춰진 점, 최종 선출이 달린 WTO 특별 일반이사회가 다음달 7일에서 9일로 연기되는 등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종합할 때 미국의 막판 설득으로 회원국들 사이에 표분산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대다수 언론들이 내놓은 전망은 이와는 상반됐다. 초반에 앞선 오콘조이웰라 후보에게 표심이 쏠리는 '밴드왜건' 효과가 작용해 최종 선출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지금까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중심으로 유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공개적인 외교 총력전을 벌인 것과 달리 향후 남은 기간 동안에는 여론 형성을 위해 다른 접근 방식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각국 73명의 정상에게 친서를 보내 유 후보자의 지지를 요청했다. 14개국 정상과는 전화 통화로 지지를 호소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전날 국회 시정연설 전 사전환담에서 나온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의 표현을 빌려 유 후보자를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발탁한 문 대통령의 진정성을 홍보하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은 유 후보자의 WTO 결선 라운드 얘기가 나오자 유 후보자의 남편이 정태옥 전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의미를 담아 "승패에 상관없이 이번에 문 대통령이 후보 연좌제를 깼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향후 청와대 차원의 지원 전략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동안 총력을 다해서 유 후보를 지원했다"면서도 "나머지 정부의 입장과 판세 등은 산업부, 외교부 등 주무 부처에서 설명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한편 이 관계자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개인 필명 논평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최근 미국 방문과 관련해 "구잡스럽다"며 원색 비난을 쏟아놓은 것에 대해 "관련 기사에 따로 응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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