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방송 앵커 겸 백악관 출입기자 크리스틴 웰커
1992년 이래 대선토론 진행한 첫 흑인 여성
미 대선토론위원회(CPD)가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마이크 음소거' 버튼 덕에 지난 1차 토론보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영향도 있지만 웰커의 중재와 진행도 매끄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웰커는 NBC방송 앵커이자 2011년부터 백악관을 취재한 출입기자다. 1992년 이래 흑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대선 토론 진행을 맡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웰커는 길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4년 마다 열리는 행사에서 질서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면서 "그는 자신의 앞에 선 두 명의 남성(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제발, 한 사람씩 말해 달라'고 했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도 "1차 토론과 달리 웰커는 후보들의 보다 실질적인 답변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뤘다"고 했다.
더힐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도 그의 진행을 칭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웰커는 견고했고 집중력 있었으며 허튼소리를 잘 참아냈다" "중재를 잘했다" 등의 글이다.
지난 1차 토론 진행자였던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도 약간의 시샘을 섞어 웰커를 칭찬했다. 월러스는 당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속사포 방해로 애를 먹었고 트럼프 대통령과 맞대결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월러스는 폭스뉴스에 직접 출연해 "음, 무엇보다 질투가 난다. 나도 토론을 잘 중재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면서 "(오늘 토론은) 수백 번의 말 끊기가 아닌 진정한 의견 교환이었다"고 좋게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토론 중 웰커의 진행에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 때 다소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토론 중 "지금까진 이 문제를 다루는 당신의 방식을 존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차 토론에선 조 바이든 후보는 물론 진행자 월러스까지 '2대 1'로 싸웠다고 불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위스콘신 유세에선 웰커가 "매우 불공정하다"고 했고, 이번주 초엔 그가 "급진적인 민주당원"이라고 공개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선 공격적이지 않으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토론 전략이 웰커를 지난 1차 토론 진행자와 다르게 보이게 한 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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