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나영 이사장과 함께 독일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상은 역사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14일 이용수 할머니와 이 이사장,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해 규탄했다.

이 할머니는 "세계 역사와 인권 문제 해결에 상징인 평화의 소녀상 철거 주장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 "소녀상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과 슬픔이며 후세 교육에 심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소녀상은 한국의 피해자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2007년 워싱턴에서 네덜란드 피해자 할머니와 손을 잡고 눈을 보면서 우리는 같은 피해자라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이 할머니는 독일에 대해서 "독일은 일본과 같은 2차 세계대전 패전 국가지만 일본과 다르게 역사를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에 앞장 선 나라"라면서 "세계 양심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베를린의 소녀상은 절대로 철거되면 안 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 할머니는 자필로 쓴 성명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이 이사장도 함께했다. 이 할머니와 이 이사장이 발언 중 눈을 마주치거나 내용에 대해 의논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동하는 이 할머니에게 유튜버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최근까지 이 할머니가 친일매국 세력에 이용 당했다는 의견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한 말씀 해 달라"고 다소 엉뚱한 질문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이후 서울 중구에 있는 주한독일대사관을 방문, 평화의 소녀상 철거 철회 성명문을 전달한다.

이번 항의 기자회견은 앞서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區) 측이 지난 8일 "국가 간 역사적인 문제에서 한쪽에 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소녀상 설치 허가를 취소하고 14일까지 철거하도록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최됐다.

13일(현지시간) 미테구에서도 250여명이 소녀상 철거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열기도 했다. 다만 베를린시는 같은 날 홈페이지를 통해 "논란이 된 평화의 소녀상은 당분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 철거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독일 민간단체 코리아협의회가 법원에 베를린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 소녀상은 베를린 중심 지역인 미테구 보도에 설치됐다. 지난달 28일 설치 제막식이 개최됐다. 독일에 설치된 소녀상으로는 3번째이고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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