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삶 다룬 김금숙 '풀', 만화계 오스카 하비상

기사등록 2020/10/12 11:31:45
[서울=뉴시스]김금숙 작가. (사진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2020.10.1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다룬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이 국제무대에서 또 한 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김금숙 작가의 '풀'은 만화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하비상(Harvey Awards) 최고의 국제도서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하비상은 미국의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Harvey Kurtzman)의 이름에서 따온 상이다.

수상작 발표는 지난 9일 오후 5시(미국 현지시각 기준)에 열린 뉴욕 코믹콘에서 이뤄졌다. 김금숙 작가는 온라인으로 열린 공식 축하연에서 트로피를 전달받고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김 작가는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세계 모든 곳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돕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숨기고 싶은 내면의 고통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이옥선 할머니와 성노예로 살아야했던 다른 여성들은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삶의 의지가 우리가 인류를 믿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김금숙 작가 만화 '풀' 영문 표지. (사진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2020.10.12.photo@newsis.com

김금숙 작가의 '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비극적 역사 속에서도 평화 운동가이자 인권 운동가로서 살아간 강인한 의지의 여성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작품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2016 스토리 투 웹툰 지원사업'에 선정돼 탄생했다. '2016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의 최우수상 선정 작품이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총 12개 언어로 해외 각국에 출간돼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풀'은 이번 수상 외에도 2020년 이탈리아 트레비소 코믹북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해외 책 후보작에 선정된 바 있고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타임스 최고의 만화 선정, 영국 가디언지 최고의 그래픽노블 선정, 프랑스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등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김 작가는 최근 '기다림'이란 작품을 출간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21년 프랑스어판과 영어판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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