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이 유엔의 대(對)이란 제재 전면 복원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가운데 이란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제재 경고에도 이란에 대공 미사일시스템인 S-400을 수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4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레반 드자가리안 이란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이란 일간지 레살라트(Resalat)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S-400을 이란에 수출하는 것에 걸림돌은 없다. 미국의 위협은 결코 러시아와 이란간 무기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드자가리안 대사는 "외무차관이 이미 발표한 것처럼 러시아는 미국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유엔의 무기 금수 제재가 해제되는) 오는 18일 이후 이란의 무기 구입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부르는 S-400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됐으며 기존 레이더로 포착할 수 없는 스텔스 전투기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란이 S-400을 도입할 경우 미국의 대이란 전력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P5+1)은 2015년 7월 이란이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핵 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다. 안보리는 같은달 JCPOA를 승인하고 유엔의 대이란 제재를 철폐하는 결의안 2231호를 통과시켰다.
결의안 2231호는 무기 금수 등 유엔의 대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도록 있다. 전차와 전투기, 군함, 미사일 등에 대한 금수 제재는 오는 18일 완화되지만 탄도미사일 관련 금수 조치는 2023년 10월까지 유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이란 무기 금수 연장을 추진했지만 부결됐다. 이후 지난 8월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란의 JCPOA 위반을 통보하고 스냅백을 주장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이 지난 2018년 JCPOA를 탈퇴해 스냅백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9일 스냅백 통보 30일이 경과한 만큼 유엔의 대이란 제재가 전면 복원했다고 선언했다. 복원된 대이란 제재를 위반할 경우 미국의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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