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EU 관료들…최고법원까지 간다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애플의 체납세금을 받기 위해 다시 법적 공방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25일(현지시간) 애플을 상대로 항소를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U 집행위는 2016년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 혜택이 EU의 정부 보조금 규정에 어긋난다며 아일랜드에 체납 세금 130억 유로와 이자를 포함해 143억 유로(약 19조5000억원)를 징수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지난 7월 EU 일반법원은 "EU 집행위가 요구한 130억 유로의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며 애플의 손을 들었다. EU 일반법원은 "EU 집행위는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불법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EU와 애플과의 싸움으로 스타 반열에 오른 정치인이다. 그러나 7월 패배 소식이 알려지며 그의 입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내부 회의를 통해 애플 사건의 항소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고 관계자들은 FT에 전했다.
이번 사건은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EU 사법부가 비이성적으로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그들의 기준으로는 애플의 위법 행위를 증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EU의 한 관계자는 "애플과의 싸움은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의 전례가 될 것"이라며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럽의 조세피난처를 찾은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의 세금 현실화를 위해 EU는 수년간 다양한 세제를 구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번 항소가 최종 판결을 받을 때까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U의 반독점 정책 관련 공무원들은 "지난 7월 EU 일반법원의 판결 후 EU의 권위가 무너졌다"며 칼을 갈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