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연방대법관 유력 후보군 배럿, 독실한 가톨릭 신자
고(故) 루스 베이던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낙태 반대론자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에이미 코니 배럿 제7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표심 물길을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더힐에 따르면 EWTN 뉴스/리얼클리어오피니언폴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가톨릭 유권자들 사이에서 53%의 지지를 받아 트럼프 대통령 41%보다 12%포인트 앞섰다.
바이든 후보가 당 대선 후보가 되기 이전인 지난 1월 말~2월 초 실시한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는 11%포인트(바이든 51%, 트럼프 40%) 차이가 났는데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또한 이들 응답자의 50%는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45%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투표했다고 해 바이든 후보 쪽으로 표심이 더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에 가는 것을 더 경건하게 여기는 신자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일 예배에 참석하는 이의 58%, 일주일에 한 번 예배에 참석하는 이의 61%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에 비해 예배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 가톨릭 신자의 69%는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가톨릭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5%포인트 앞섰다. 반면 히스패닉계 가톨릭 신자는 63% 대 31%로 바이든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가톨릭 유권자들은 종교계의 역사적 인물 동상을 끌어내린 반(反)인종차별 시위에 대부분 반대했지만 중국에 대한 무역 정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이슈에서 바이든 후보를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57%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가톨릭 유권자층에서 52%의 지지를 받았다. 클린턴 당시 후보는 44%였다.
연방대법관 인선 문제가 미 대선 정국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판사를 낙점할 경우 표심을 더 가져올 지도 관전 포인트다.
배럿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막내 아들이 다운증후군인 것을 알고도 출산한 낙태 반대론자라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산아 제한 의무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하고 미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낙태 합법화 판결인 '로 대 웨이드(1973년)' 판결에도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그가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층과 가톨릭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미 연방대법원의 지나친 우경화를 우려하는 진보층도 바이든 후보를 중심으로 더욱 똘똘 뭉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가톨릭 유권자 1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연방대법관 인선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실시한 것으로,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18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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