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 "뉘우치지 않는 전두환에 역사적 단죄를"

기사등록 2020/10/05 10:34:04

"전씨, 황제골프·쿠데타 기념만찬 등 작태에 천인공노"

"판결로서 반인륜 범죄·역사왜곡 근절 의지 보여달라"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 출석한 가운데 오월 어머니회 회원들이 지법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앉아서 전 씨의 재판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 2020.04.2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9)씨가 기소된 지 2년 5개월만에 검찰 구형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오월 단체들은 전씨의 형사재판 결심 당일인 5일 한목소리로 "재판부가 전씨에게 최고 형량을 선고해 역사적 단죄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김영훈 5·18 유족회장은 "전씨는 이번 재판 내내 황제골프, 12·12쿠데타 기념 만찬 등 천인공노할 행태를 보여왔다"며 "죄에 대한 일말의 뉘우침도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사법부가 최고 형량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이종 5·18부상자회장은 "전씨가 5·18 헬기 기총 사격은 물론이고,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 사실마저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전씨를 엄벌해달라. 단죄가 이뤄져야 사죄가 있다. 그 이후에야 용서를 논할 수 있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씨의 악행에 비하면 사자명예훼손 혐의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유죄 판결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분명하다"면서 "사법부는 권력자의 반인륜적 범죄와 역사 왜곡·폄훼 행태를 근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이번 판결로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또 "재판을 통해 5·18 헬기 기총 사격을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와 목격자 증언이 확보된 만큼, 진상규명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 판사는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씨의 결심 재판을 연다. 재판장은 검찰 구형과 전씨 측 변호인의 최후 변론을 듣고 사실상 2년5개월간의 재판을 마무리한다.

한편,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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