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보유량 4.1일분 남았다 '위기단계'…"5500명 헌혈 필요"

기사등록 2020/09/15 18:49:51

"거리두기에 단체 헌혈 취소로 헌혈자 줄어"

"의사 파업 복귀 이후 혈액 사용량은 증가"

[세종=뉴시스]혈액 보유량 추이와 향후 전망. (그래픽=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제공) 2020.09.15.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혈액 보유량이 적정량인 5일분에 못미치는 4.1일분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5500여명의 헌혈이 필요한 상태다.

15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1월1일부터 이날 기준으로 헌혈자 수는 168만44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3만82명 대비 14만5642명 감소했다.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는 혈액에 검사 대기분까지 더한 혈액 보유량은 이날 기준 4.1일분으로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 밑으로 떨어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유지되는 가운데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 이달 말 3.3일분까지 감소할 것으로 혈액관리본부는 내다봤다.

혈액형별로 적혈구 제제 보유량을 보면 O형이 3.0일분으로 가장 보유량이 적고 B형 4.3일분, AB형 4.4일분, A형 4.8일분 등 전체적으로 적정 보유량을 밑돌고 있다.

적혈구 제제 보유량이 5일분 미만일 때인 지금은 혈액 수급 위기단계 중 '관심' 단계에 해당한다. 3일분 미만일 땐 '주의', 2일분 미만 때 '경계'이며 1일분 미만일 경우 '심각' 단계가 발령된다.

이 같은 혈액 보유량 감소 원인으로 혈액관리본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따른 단체 헌혈 취소 등 공급 측면과 함께 의료기관 진료 거부 중단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를 꼽았다.

혈액관리본부는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난 8월18일 이후 고등학교, 일반단체 등 200개가 넘는 단체들이 줄줄이 단체헌혈을 취소함에 따라 1만4000명 이상 취소 인원이 발생했다"며 "의사 파업으로 인한 진료환자 감소 및 수술 연기 등의 사유로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던 혈액사용량이 파업 종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적혈구 제제를 기준으로 평균 혈액공급량은 9월 1주 4660유니트에서 9월 2주 5284유니트로 600유니트 이상 증가했다.

헌혈자가 감소하는 반면 혈액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가 계속돼 혈액보유량이 3일대까지 하락할 경우 의료기관에서는 긴급한 경우 외에는 대처가 어려워진다. 재난, 대형사고 발생 시 심각한 혈액수급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혈액관리본부는 당장 적정 혈액 보유량 확보를 위해 필요한 헌혈자 수를 5500여명으로 추산했다.

이에 혈액관리본부는 정부, 공공기관 등의 적극적인 단체헌혈 참여를 요청하는 한편 홍보활동과 헌혈자 대상 동참 호소 문자 발송, 생애 첫 헌혈자 확대, 다양한 헌혈 참여 이벤트 등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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