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종영
이민정과 재결합 남편 윤규진 역 호평
"현실성 있는 연기 중점... 내 모든것 보여줘"
"이병헌 부부 보고 결혼하고 싶다 생각"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를 해보니 힘을 쫙 빼는 연기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윤규진은 인간 이상엽에 가장 근접한 캐릭터예요. 가슴 깊숙이 박혀 있는 캐릭터였고 작품이어서 오랫동안 앓이를 하게 될 것 같아요."
배우 이상엽은 14일 열린 화상 인터뷰에서 전날 막을 내린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이렇게 기억했다.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회는 전국기준 시청률 34.8%를 올렸고, 자체 최고 시청률은 37.0%를 찍었다.
이상엽은 송나희(이민정)와 이혼 후 돌고 돌아 재결합한 윤규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윤규진은 저 이상엽이었다"며 현실성 있는 연기에 중점을 뒀다고 언급했다.
"주말극은 중장년층이 많이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전 연령층이 사랑을 해주셨어요. 우리 주변의 얘기를 극적이지만 현실감 있게 그려서 좋아했던 것 같아요. 불편한 상황도 크게 없었고요. 저도 이번 작품을 연기하며 현실성에 중점을 뒀는데 그래서인지 규진이는 저와 가장 근접한 캐릭터였어요. 내 모든 것을 다 보여줬고, 어느 순간 이상엽이 규진이었고, 규진이 이상엽이었어요. 자신도 분간하기 어려운 순간이 많았어요."
극 중 윤규진은 이혼과 재결합을 겪는다. 미혼인 이상엽은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미혼이기도 하고 외동인데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걱정이 컸죠. 아들이 정말 답답해서 엄마에게 소리치고 아내에게 짜증 내고, 동생과 투덕거리는 모습 등 하나하나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어요. 연기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은데 어디까지가 적정선인지 몰랐어요. (다행히) 출연진과 제작진의 도움으로 이상엽이 화나서 소리쳤고 이상엽이 행복해 웃었고 이상엽이 윤규진과 함께 슬퍼서, 기뻐서 울었어요."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결혼관을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호흡을 맞춘 이민정·이병헌 부부를 보고서는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지 않았는데 민정 누나 부부를 보면서 궁금해지고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민정 누나는 되게 가정적이라서 이병헌 선배님이 찍어 주신 아들 사진 보고 그러는데 너무 화목해 보였죠. 드라마를 통해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하고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꼈죠."
'식스 센스' 등 예능 출연과 관련해서는 "작품에 누가 되지 않는 선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예능이 있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는 튀고 싶고 내가 잘해서 '실검 1위 해야지' 했는데 지금은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100부작 주말극이라는 대장정을 이제 막 마친 그는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나의 바닥까지 다 보여준 것 같아서 두려움이 많아요. 소진한 느낌이죠. 당분간은 그릇을 더 넓혀서 저의 또 다른 모습을 채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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