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이스라엘·바레인 합의는 배신 행위" 반발

기사등록 2020/09/12 21:20:55

'반목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하마스, 이구동성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바레인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브라이언 훅 이란 특사(뒷줄 왼쪽부터)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0.9.1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바레인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WAFA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전날 밤 바레인 주재 대사를 본국 소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바레인의 행보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서다.

상대국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것은 사실상 최고 수준의 항의다.  아흐메드 마즈달라니 PA 사회부 장관은 AFP통신에 "이번 합의는 팔레스타인을 배신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PA 주축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성명을 내어 바레인의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을 정당화하는 배신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는 아랍사회가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방안으로 지난 2002년 공인한 아랍평화구상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행위라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과 중동 지역 평화와 안정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강점한 영토를 반환하고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수립을 허용하는 것만으로 달성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PLO 고위 인사인 와셀 아부 유세프는 알자지라에 "바레인과 이스라엘간 합의는 거부되고 비난 받고 있다"며 "이는 팔레스타인의 대의명분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PLO 사무총장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현지 방송에 이들의 합의는 지역 평화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가자지구를 장악 중인 하마스도 한 목소리로 바레인을 비난하고 있다. 하젬 까심 하마스 대변인은 "바레인의 결정은 팔레스타인의 (독립) 명분에 중대한 해를 끼친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